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 3번 먹는 밥을 잘 먹으면 몸이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하루 24시간 하는 호흡은 어떨까? 언제 어디서든 암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호흡의 힘을 만나보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건강명상 연구센터’ 송영미 강사의 속삭이는 듯한 말에 따라 참가자들이 자신의 호흡을 살피며 몸의 긴장을 푸는 이완요법 수업이 한창이었다. 가슴에 얹은 두 손이 솟아올랐다가 내려앉으며 제자리를 찾았다. 한 번의 호흡으로 생명의 에너지가 교환되는 순간,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졌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호흡’.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호흡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호흡은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호흡에 관심을 갖는 것은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암 환자들은 시시때때로 재발에 대한 불안과 건강을 소홀하게 대했다는 후회의 감정에 휩싸인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은 몸과 마음에 긴장을 유발하는데, 이럴 때 호흡은 지금 있는 곳으로 마음을 데려오는 기준점이 된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길이의 호흡으로 현재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면 몸과 마음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다. 지나치게 나른하고 우울감이 느껴질 때에도 호흡은 큰 도움이 된다.
날숨은 몸을 부드럽게 이완시키고 들숨은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며 들숨을 길게 하면 한결 몸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이완요법 수업은 호흡에 따라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 변화를 알아보고, 심신을 편안히 이완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의자에 앉아서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살피는 바디스캔을 시작으로 기본 호흡법을 함께 알아본다. 참가자들이 호흡하는 동안 전문 강사가 참가자들의 호흡 상태를 꼼꼼히 살펴가며 호흡 방법을 바로잡아 준다. 특히 불면증, 나른함과 같은 개인이 겪는 상태에 맞는 호흡 방법도 제안해준다.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며 긍정적인 힘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다른 병원 환자들도 신청할 수 있다 보니, 서울에서도 참여하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참가자들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전미선 교수는 "이완하는 것이 신체 건강에 그리고 증상 완화에 도움 된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다양한 이완요법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최면과 달리 자신이 스스로 이완을 유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호흡 조절은 쉬우면서도 일상에 유용한 이완 방법이다. 검사 또는 진료 때마다 불안하고 긴장하여 불편한 환자의 경우 미리 배워둘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한다.
1. 머리, 목, 등이 일직선이 되게 하고, 몸이 앞뒤 양 옆으로 쏠리지 않게 안정된 자세를 취한다. 눈은 감고 시선은 아래를 향한다.
2. 두 손을 가슴에 올린다. 손바닥과 가슴으로 숨이 들어올 때 가슴이 확장되고, 나갈 때 수축되는 것을 느낀다.
3. 두 손을 배에 올리고 ②번과 같은 방법으로 호흡을 느낀다.
4. 한 손은 가슴에, 다른 손은 배에 올리고 ②번과 같은 방법으로 호흡을 느낀다.
5. ②~④번 중 호흡이 가장 잘 느껴지는 곳에 두 손을 올리거나 주의를 모은다.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주의를 모아 신체 부위의 움직임을 느낀다.
Doctor's Tip:
호흡으로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차리는 방법입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온전히 호흡과 몸의 감각에만 주의를 기울입니다. 앉아서 해도 좋고, 서서 해도 좋지만 숨이 몸에 잘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상체를 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숨을 들이마시는 길이에 따라 일, 이, 삼, 사…와 같이 수를 센다.
2. 숨을 내쉬는 길이에 따라 일, 이, 삼, 사…와 같이 수를 센다.
3.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반복하며 가장 편안해지는 숨의 길이를 찾아본다.
Doctor's Tip:
4:6, 5:6처럼 호흡이 편해지는 비율을 찾았다면, 그 비율을 기준으로 5:5와 같이 호흡의 밸런스 비율을 맞춰서 알아둡니다. 긴장될 때 밸런스 호흡에서 내쉬는 숨의 길이를 길게 하면 몸이 편안하게 이완되고, 들이쉬는 숨의 길이를 길게 하면 몸에 활력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