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대신해 드립니다…"계획 짜는 게 효과적인 치유법"

2021.09.02 13:47:04

 살다 보면 가까운 이들로부터 배신도 당하고 억울한 일도 겪는다. 이럴 때 우리가 느끼는 원초적 감정은 복수심이다.

  다만 복수심을 실제 복수로 행동에 옮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 세계에선 그렇게 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이 많기 때문이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대중적인 이야기꾼 요나스 요나손은 누구에게나 있는, 이런 복수에 관한 감정을 소설로 표현했다.

 지난해 출간한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통해서다.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임호경의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한다.

 긍정적이고 유머 넘치는 '휴머니스트'인 요나손의 성격과 작풍을 보여주듯 이 소설 역시 잔인한 고어 영화 같은 복수를 말하지 않는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법을 어기지 않는 한도 안에서 다소 소심하면서 때로는 귀엽기까지 한 복수가 등장한다.

 특히 이처럼 억울한 마음만 통쾌하게 달래주는 '달콤한 복수'를 대행하는 회사가 있다는 상상력이 흥미롭다.

 자신에게 해코지를 한 대상을 크게 다치게 하거나 사회적으로 심대한 타격을 주는 게 아니라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 '시원하게' 한 방 먹이는 선에서 복수가 마무리된다.

 유럽 최고의 '광고장이'에서 복수 대행업체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차리고 경영자가 된 후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디어 기업 경영자 출신인 요나손은 이웃과 갈등을 빚는 친구에게 복수 계획을 짜주다가 이 소설의 얼개를 구상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요나손은 복수가 '창의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복수 계획을 짜는 것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마음 치유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감정이 동화되면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에 일상 속 유쾌한 복수를 의뢰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듯하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이웃에게, 학창 시절에 별 이유 없이 체벌한 교사에게, 아이를 무리하게 징계한 축구팀 코치에게 가볍지만 통쾌한 복수를 말이다.

 표현주의 미술의 대가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화가 이르마 스턴의 작품 세계를 소설의 주제의식과 연계해 조명해 낸 것도 이 소설의 특색이다. 스턴의 그림 세 점을 책에 수록했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Copyright @2015 MEDIAON Corp. All rights reserved.

휴먼메디저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941, 2층 101호(영화동 동성영화타운) 발행인 : 김상묵 | 편집인 : 김상묵 | 전화번호 : 031-253-6000 등록번호 : 경기,아52363 등록 연월일 : 2019.10.25 발행연월일 : 2019.10.26 Copyright HUMANMED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