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소금 섭취, 뇌에 저산소증 일으킨다

2021.11.14 15:34:33

뉴런 흥분하면 혈류량 증가? 시상하부서 '반대 현상' 관찰
뉴런, 고농도 염분에 저산소 대응→조직 손상 위험 커져
미국 조지아주립대 연구진, 저널 '셀 리포트'에 논문

 뇌의 어떤 영역에서 뉴런(신경세포)이 흥분하면 혈액이 더 많이 흘러 들어간다. 에너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뇌 세동맥의 확장으로 생기는 이런 현상을 신경혈관 접합(neurovascular coupling) 또는 기능적 충혈(functional hyperemia)이라고 한다.

 의사들은 fMRI(기능적 자기공명 영상법) 검사로 혈류가 약한 부위를 찾아 뇌 질환을 진단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뇌의 신경혈관 접합에 관한 연구는 대뇌피질 등 깊지 않은 부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또 시각이나 청각 같은 주위 환경의 감각 자극에 반응해 뇌 혈류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우리 몸 자체가 생성하는 자극, 즉 내부 감각 수용기 신호(interoceptive signals)에 맞춰지는 뇌의 깊은 영역에도 기능적 충혈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런데 뇌의 깊은 영역에 위치한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선 뉴런이 활성화할 때 오히려 혈류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혈류 감소는 자연스럽게 저산소증으로 이어졌고 조직 손상의 위험도 커졌다.

 대뇌피질에서 혈류량이 감소하는 건 보통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국소빈혈 등의 환자에게서 관찰된다.

 시상의 아래쪽에 위치해 뇌하수체와 연결된 시상하부는 자율신경계를 제어한다. 항 이뇨 호르몬을 분비해 체내 수분을 조절하는 것도 시상하부다.

 이 연구는 미국 조지아 주립대의 하비에르 스턴(Javier Stern)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고, 논문은 최근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실렸다.

'역전 신경혈관 접합' 도해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지난 12일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시 상하부 뉴런의 이런 혈류 감소는 혈액의 소금 농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체는 혈중 소듐 수위를 제어하는 데 매우 민감하다. 소듐 농도를 감지하는 세포가 따로 있을 정도다.

 우리가 짠 음식을 섭취하면 이를 감지한 뇌가 곧바로 일련의 보상 기제를 작동해 소듐(sodium) 농도를 떨어뜨린다.

 소듐은 소금(염화나트륨)의 주성분인 나트륨(복수 표기)을 말한다.

 항 이뇨(antidiuretic) 호르몬 가운데 하나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 분비를 촉발하는 시상하부의 뉴런이 활성화하는 것도 이런 메커니즘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시상하부에선 지금까지의 관찰 결과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뉴런은 활성화했는데 혈류량이 되레 줄고 저산소증까지 온 것이다.

 연구팀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이 현상을 '역전 신경혈관 접합'이라고 불렀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스턴 교수는 "짠 걸 많이 먹으면 체내 소듐 수치가 장시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라면서 "이런 환경에서 뉴런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기제로 저산소증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소금의 자극이 오래 지속되는 나쁜 환경에서 뉴런의 활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저산소증이 필요할 거라는 뜻이다.

 이 발견을 계기로 스턴 교수팀에겐 흥미로운 의문이 하나 생겼다.

 바로 고혈압이 뇌에 미치는 충격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기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 중 50∼60%는 과도한 소금 섭취와 관련이 있는 '염분 의존(salt-dependent)' 타입으로 추정된다.

 만성적으로 염분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실제로 바소프레신(항 이뇨 호르몬) 뉴런이 과잉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역전 신경혈관 접합' 메커니즘이 개입하면 과도한 저산소증을 유발해 뇌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뇌 신경세포 구조

 연구팀은 우선 동물 실험을 통해, 시상하부의 '역전 신경혈관 접합' 메커니즘이 염분 의존(salt-dependent) 고혈압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뇌의 다른 영역과 우울증, 비만, 신경퇴행질환 등에 대한 연구도 확대하기로 했다.

 스턴 교수는 "이 과정을 더 잘 이해하면 (뉴런의) 저산소 의존 활성화를 멈추게 하는 표적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염분 의존 고혈압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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