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많은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면서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 절반 정도만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대한간호협회가 16일 밝혔다.
간호협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 48만1천211명 중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는 25만4천227명이었다고 전했다.
전체 간호사 중 52.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8.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간호협회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간호사 신규 면허자는 매년 2만 명 이상 배출되고 있다. 간호인력이 연평균 5.1% 증가하는 것으로, OECD 국가 평균인 1.2%와 비교해 4배 이상 높다.
협회에 따르면 2019∼2022년 국시에 합격한 간호사 신규 면허자 수는 총 10만7천227명인 데 반해 같은 기간 순증한 임상 간호사 수는 5만8천913명이었다. 간호사 증가분의 절반 정도만이 의료기관 간호사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간호협회는 "국시 합격한 간호사들이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하는 것을 고려할 때, 매년 1만 명 가까운 간호사가 병원을 떠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간호사 사직률은 2020년 19.7%에 달했다고 협회는 전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요양병원 간호사의 사직률이 35.0%로 가장 높고, 병원 27.3%, 기타 27.1%, 의원 24.5%, 보건소 및 보건기관 22.1% 등의 순이었다.
특히 신규 간호사의 경우 2017년 38.1%였던 1년 이내 사직률이 2021년 52.8%로 14.7%포인트나 늘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간호협회는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이유가 본래 업무 범위 이상의 과도한 일과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등이라고 분석했다.
협회 관계자는 "만성적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배출 인력만 늘릴 게 아니라 먼저 간호사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는 이유를 해결해야 한다"며 아울러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인력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과 배치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