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의 한 과일가게에서는 딸기와 사과, 배 바로 옆에 참외가 진열돼 있었다.
성주에서 생산한 이 참외 가격은 3개 또는 4개 묶음에 1만2천원이었다.
과일가게 사장은 "참외는 2주 전부터 팔기 시작했다"면서 "아직 비싸니까 손님이 뜸한데 드셔보신 분들은 계속 온다"고 말했다.
참외는 수박과 함께 대표적인 '여름 과일'이었지만 이제 일부 소비자는 겨울에도 참외를 맛보고 있다.
참외는 여름이 제철이었지만 요즘에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해 출하량이 점점 늘어나다 5월에 정점을 찍고 다시 감소해 7월이면 끝물에 접어든다.
우리나라 참외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북 성주군의 박재영 팀장은 "참외는 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재배 기술도 많이 발전하다 보니 생산 시기가 당겨졌다"고 말했다.
성주군에서는 올해 양은 많지 않긴 하지만 1월 9일 처음 참외를 출하했다.
현재 참외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재배로 생산된다. 성주 참외는 전부 하우스에서 생산한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노지 재배는 강수량과 일조량 변화에 따라 품질을 확보하기 힘들어 하우스 재배가 보편화했다.
참외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철'은 언제일까. 유통업계에서는 참외의 새로운 제철이 봄이라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에는 다른 먹을 과일이 많은데 3월은 제철 과일이 많을 때가 아니라 참외에는 '블루오션'이다. 그래서 참외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외는 3월에서 5월까지가 제일 맛있다.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면 토양에 수분이 많아져 당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성주군의 박 팀장도 "참외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는 3월에서 5월이다. 3월에서 5월까지 다른 과일이 별로 없어 참외를 더 맛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여름에는 복숭아나 수박 같이 참외보다 당도 높은 과일이 많아 참외가 마트 가판대에서 밀린다"고 말했다.
참외는 한국을 빼면 먹는 나라가 거의 없어 흔히 '코리안 멜론'(Korean Melon)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과일이다.
하지만 참외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감소 추세다.
농가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고 참외에서 샤인머스캣 등 다른 품목으로 전환하는 농가도 일부 있기 때문이다.
성주군의 경우 참외 재배 면적이 2010년 4천㏊(헥타르·1만㎡)에서 지난해 3천400㏊로 줄었다.
한국농촌연구원은 '농업전망 2023' 보고서에서 "참외 소비층이 대부분 고연령층에 집중돼 있고 20대 이하와 1인 가구 지출액은 감소 추세"라면서 "소비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