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보건 증진을 위한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며 국제적인 이미지 제고와 인프라 확보 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2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촉발된 백신 불균형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백신 연구·개발·생산 역량을 해외 정부와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 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저개발 국가들은 백신 수요를 감당할 만한 자체 생산 시설이 없었다"며 "SK바이오의 기술에 기반해 해당 국가 정부와 백신 생산 시설을 함께 짓고, 그렇게 생산한 백신을 해당 국가 및 주변 국가들에 공급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루닛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등 국제기구에 설루션을 유상으로 공급하면 인구 규모,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코이카가 1∼2개 국가를 선정, 무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루닛은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신시장 진출과 개발 도상국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 '윈-윈'(상호 이익) 전략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분자 진단 기업 씨젠은 다양한 병원체를 하나의 튜브에서 동시 진단할 수 있는 '신드로믹 PCR(유전자증폭) 진단 시약' 등 자체 기술을 각국 파트너와 공유하는 기술 공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세계적으로 바이오 혁신 기술을 공익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동시에, 국내 바이오 업계가 이윤 추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라고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분석했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글로벌 보건 증진 프로젝트에 더 활발히 진출하기 위해 정부 부처가 유기적 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 개발협력' 보고서에서 글로벌 보건 증진을 위한 개발·협력 사업을 위해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공적개발원조(ODA)를 기반으로 외교부와 공조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국제협력단 등 기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등 부처의 지원이 집약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