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8명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민간 시장에 공개하는 데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양대 노총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 500여개 단체로 구성된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 저지 공동행동'이 7월 25일∼8월 2일 진행한 전화 설문 결과(95% 신뢰수준 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 1천15명 중 75.0%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민간에 공개하는 데 반대했다.
이 가운데 '매우 반대한다'가 36.9%, '반대하는 편이다'는 38.1%였다.
'매우 찬성한다'(3.2%)를 포함한 찬성 의견은 18.4%에 그쳤다.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전 국민의 개인정보를 민간 보험사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답변이 절반에 가까운 49.3%로 가장 많았다.
'개인의 의료 정보와 소득·재산 등 민감한 정보가 이용될 것이 우려된다'는 답변은 31.4%로 집계됐다.
민간 보험사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의료의 영리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답변(7.5%)도 있었다.
공동행동은 "2023년 말 기준 민간 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3천997만명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가입한 상황"이라며 "이미 개별 보험사는 가입 고객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축적했는데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추가되면 민간 보험사는 사실상 전 국민의 모든 개인정보를 보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빅데이터 제공은 민간 보험사를 더 키우기 위한 정책이자 의료 민영화·영리화의 시작을 알리는 정책"이라며 "정부는 즉각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국회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등 공공데이터의 민간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보호하도록 즉각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