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순의 약이 되는 K-푸드 ...불고기 연대기

  • 등록 2024.09.04 21: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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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고기는 우리나라 고기 요리로 대한민국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 사람은 원기가 떨어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 불고기를 찾곤 한다.

 수천 년 전부터 먹어온 한식이며 외국에도 널리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이다.

 쇠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장에 재웠다가 구워 먹는데 고구려의 맥적(貊炙)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려시대에 불교가 국교로 지정돼 육식을 금하는 풍습에 따라 잠시 사라졌다가. 고려 말기에 몽골의 지배를 받으면서 설하멱(雪下覓)이라는 음식으로 다시 먹기 시작했다.

 1800년대에 들어서 석쇠나 번철과 같은 조리기구가 쓰이면서 석쇠를 이용해 불에 간접적으로 굽는 너비아니로 발전했다.

 이 너비아니가 지금의 불고기로 이어져 오고 있다.

 설하멱이 처음 기록된 책은 1670년경에 저술된 '음식디미방'이다.

 여기에 설하멱의 조리법이 직접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고 '가지누름적'과 '동아 적'의 조리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설하멱처럼 하라'고 나와 있으므로 설하멱은 당시에 보편적으로 먹던 육류 요리임을 알 수 있다.

 설하멱의 조리법이 직접적으로 나온 것은 1718년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설하멱을 서원방(西源方)이라는 조리법에서 나온 요리로 소개하면서부터다.

 이후 설하멱은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고사신서(攷事新書), 농정회요(農政會要), 민천집설(民天集設), 규합총서(閨閤叢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시의전서(是議全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 등에 자세히 기록돼있다.

 각 문헌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문헌에 나온 조리법을 정리하면 설하멱은 우선 쇠고기를 잘라 칼집을 내어 밀가루 즙을 섞은 양념에 재운다.

 두 번째로 꼬챙이에 꿰어 약한 불에 굽다가 냉수로 침지하기를 3번 반복한다. 마지막에 2차 양념을 발라가면서 직화 방식으로 굽는 구이 요리다.

 밀가루 즙을 섞는 것은 직화로 고기를 구울 때 겉과 속의 온도 차로 인해 고기가 고르게 익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설하멱만의 독창적인 조리법이다.

 이후 설하멱은 다시 너비아니로 발전했다. 불고기란 단어를 언제부터 사용하였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학계에선 대개 일제강점기 때 말부터 광복 이후의 시기에 불고기란 말이 나타났다고 본다.

불고기의 종류는 조미 방법에 따라 쇠고기를 미리 양념에 재웠다가 굽는 양념구이와 생고기를 소금으로 간을 하여 굽는 소금구이로 구분하기도 한다.

 굽는 방법에 따라 숯불구이, 석쇠 구이, 철판구이 등으로 구분한다.

 또한 국물의 정도에 따라 국물 없이 바싹하게 구워내는 석쇠불고기와 국물을 자작하게 붓는 육수 불고기로 나뉜다.

 불고기의 부위는 주로 소의 등심, 안심, 앞다릿살 등의 부위를 골라 얇게 썰어 간장, 설탕, 배즙, 다진 파, 다진 마늘 등으로 만든 양념장에 재웠다가 석쇠, 불판, 프라이팬 등으로 구워 먹는다.

 육수 불고기는 넓적한 불판에 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 당면 등을 넣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서 익혀 먹는 불고기다. 육수 불고기는 전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예전에는 솥뚜껑처럼 생긴 불판에 우묵한 곳에서는 채소를 익혀 먹고 가장자리에서는 고기를 익혀 먹으며 밥을 비벼 먹기도 했다.

 육수 불고기는 적은 양의 고기로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고기에 육수를 부어 양을 늘린 것이며 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에 양념이 더해져 감칠맛이 나고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 음식의 도(道)

 손자병법의 제1 시계(始計)에 보면 전력의 다섯 가지 조건이 나오는데 그중 첫째가 도(道)다.

 음식에서 도(道)란 음식을 만들기에 앞서 재료의 성질과 효능을 알고 조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을 어떻게 준비하냐에 따라 인체가 상이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전통 의학에서도 만들어진 음식이 순수한 곡식 가루인지 혹은 다른 것과 함께 빻은 가루인지에 따라 우리 몸에 미치는 요소가 다르다고 본다.

 곡식의 경우에도 가공 방법에 따라 타작했는지, 수분이 다량 함유됐는지, 잘 섞였는지, 너무 많이 익었는지 등에 따라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할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수도 없이 많은 요리법과 첨가 요소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 상이하다.

 올해는 특히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려 많은 사람이 기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아우성친다.

 이럴 때일수록 내 몸에 알맞은 음식으로 힘을 길러야 한다. 충분한 힘이 있으면 매 순간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힘이 부족하면 생각과 행동이 둔해져 순발력이 저하돼 스트레스를 더 받고 정도가 지나치면 질병에 걸리게 된다.

 소고기는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면역력 향상과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되고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원기회복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식재료다. 또한 비타민과 철분도 풍부하다.

 ◇ 약이 되는 소고기 조리법

 1758년 청나라 사람 왕불이 편집한 종합의학책 의림찬요(醫林纂要)에서 소고기는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며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한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물이 들어가는 소화기관인 비위(脾胃)다.

 이것을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고 하며 보양하는 원칙을 따지지 말고 귀하게 여기라는 말이다.

 양생에서 소고기는 인체 중초의 기운을 보양하고 소화기관을 도와 근골을 건강하게 한다고 했다.

 또한 담을 녹이고 풍을 없애며 갈증을 예방하고 체력이 허약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사철 좋은 보양식재로 친다.

 소고기는 약선 양생에서 보통 소고기 500g에 황기, 당삼(黨蔘), 산약(山藥), 부소맥(浮小麥), 백출, 대추, 생강, 계피, 진피, 백후추, 누에콩, 토마토, 무 등을 서로 섞어 많이 사용한다.

 다음은 필자가 수학한 약선 소고기 요리법이다.

 1 . 기가 허약해 식은땀이 많이 날 때는 소고기 250g, 황기, 당삼, 산약, 부소맥 각각 30과 백출 15g, 대추 10개, 생강 약간 넣고 탕을 끓여 먹는다.

 2. 신체가 허약해 스트레스로 점점 마르고 식욕이 없고 대변이 묽을 때는 소고기 250g, 사인, 계피, 진피, 백후추 각각 3g과 생강 15g을 넣고 탕을 끓여 파를 듬뿍 넣고 매일 1번씩 며칠 먹으면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3. 영양이 불균형하고 수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잘 붓는 수종엔 소고기 150g, 쥐눈이콩 150g을 넣고 조림을 해서 반찬으로 먹는다.

 4. 선천적으로 폐가 약해 담이 있고 피부 트러블과 염증이 잘 발생할 때는 소고기 250g, 호박 250g, 생강 25g을 넣고 볶아 먹으면 좋다.

 5. 고혈압이나 만성간염으로 고생할 때는 소고기 100g, 토마토 250g으로 탕을 끓여 먹으면 증세 호전에 도움이 된다.

 6. 기혈이 허약해 매사에 의욕이 떨어질 때는 소고기 500g, 구기자 30g, 토마토 1개, 무 100g, 감자 150g, 양파 1개, 녹색 채소와 함께 샤부샤부로 먹으면 좋아진다.

 7. 질병 후에 기력이 허약해졌을 때는 소고기 150g, 구기자 20g, 쌀 100g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좋다.

 이렇게 음식을 상황에 맞춰 먹으면 얼굴에 탄력을 주며 어지럽고 잠이 잘 안 오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한다.

 사람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며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음식 하나가 힘을 길러 변화와 전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약선의 기본 철학이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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