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콜라겐이 분해되지 않고 화석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 등록 2024.09.05 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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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펩티드 결합 내 원자 수준 상호작용이 아미노산 가수분해 방지"

  동물에 풍부한 단백질 중 하나인 콜라겐은 물에 닿으면 잘 분해된다.

 그런데 공룡 콜라겐은 어떻게 수천만 년을 견뎌 화석으로 남았을까? 그 이유는 콜라겐 펩티드 결합 내 원자·전자 수준 상호작용이 아미노산을 물 분자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로널드 레인즈 교수팀은 5일 미국화학회 저널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서 공룡 콜라겐 펩티드 결합에서 탄소와 이중결합을 한 산소의 여분 전자 두 개가 이웃 펩티드 결합에 공유되면서 물 분자가 콜라겐에 달라붙는 것을 방해, 안정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천만 년 이상 된 공룡 화석에서 온전한 구조의 콜라겐이 검출되는 것은 아미노산 펩티드에 존재하는 이런 원자·전자 수준의 상호작용이 가수분해에 취약한 콜라겐을 보호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룡 콜라겐은 6천800만년 전 티라노사우루스 뼈에서 추출된 데 이어 1억5천900만년 전 루펜고사우루스 골격에서도 검출돼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연구팀은 이전에 콜라겐에서 가수분해가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가설이 여러 가지 제시됐지만 공룡 뼈에 보존된 콜라겐을 설명하기에는 물리적, 화학적 근거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실험과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콜라겐 펩티드를 구성하는 저분자 모방체를 만들어 거동을 조사하고, 특히 탄소와 산소가 이중결합으로 연결된 카르보닐기(carbonyl group, C=O)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 펩티드 결합의 카르보닐기 산소에 있는 전자 두 개가 인접한 펩티드 결합의 카르보닐기에 공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펩티드 결합 사이에 삽입된 한 쌍의 전자가 파울리 배타 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라는 양자 역학적 원리에 따라 물 분자가 펩티드 결합에 달라붙는 것을 방해, 아미노산 가수분해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레인즈 교수는 공룡 콜라겐 보존에 대해 뼈가 너무 탈수돼 물이 닿지 않았을 가능성 등 다른 이론이 제시됐었지만, 콜라게이 2억 년을 견딘 것을 설명하려면 그 외에도 분자·원자 수준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펩티드 결합 내 원자·전자 수준 상호작용이 콜라겐 삼중나선의 펩티드 결합을 가수분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런 상호작용을 활용하면 매우 안정적이고 수명이 긴 소재 설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ACS Central Science, Ronald Raines et al., 'Pauli Exclusion by n→π* Interactions: Implications for Paleobiology, https://pubs.acs.org/doi/10.1021/acscentsci.4c00971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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