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추운 날에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면서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척추질환 증상이 겨울에 더 악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허리 통증에서 대표적인 것은 '급성요추염좌'다. 흔히 허리를 '삐끗'하면서 갑작스럽게 통증이 생겼다고 말하는 게 대부분 이 질환이다.
급성요추염좌는 허리뼈를 연결하는 인대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찢어져 발생한다. 허리를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잘못된 자세나 허리에 부담이 되는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빙판길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허리에 힘을 줬을 때 생기기도 한다.
비만 역시 요추염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요추염좌는 움직일 때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심호흡이나 재채기할 때 통증이 심해지며, 근육 경직이 나타나면서 경직된 쪽으로 자세가 기울어지기도 한다.
통증이 발생한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자세를 바꿀 때마다 통증 강도가 달라지는 것도 특징이다.
요추염좌는 보통 X-선 검사 등을 통해 신경학적 이상 증상 없이 허리 통증만 있는 경우에 진단한다.
대부분의 급성요추염좌는 적절한 휴식만으로도 2주 이내에 회복된다.
다만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 빈도가 늘어난다면 요추염좌가 아닌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요추염좌처럼 허리 통증이 나타나면서도 다리가 저리고 아픈 방사통을 동반하는 게 다른 점이다.
다리가 찌릿하거나 당기는 통증,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등이 주요 증상에 속한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최수용 과장은 14일 "단순 요추염좌라도 반복적인 손상이 가해지면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염좌로 여겼던 통증이 실제로는 허리 디스크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급성요추염좌를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칭 등의 허리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또 허리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는 일상생활에서도 비교적 쉽게 다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무리가 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앉거나 서 있을 때 허리를 곧게 펴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무릎을 굽히고 허리에 과도한 힘을 주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옷차림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옷차림과 요통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외출 시 보온이 충분히 되지 않는 옷을 입으면 혈액순환 장애와 근육 경직을 부를 수 있고 이런 증상들이 간접적으로 급성 요통 발생에 관여하기도 한다.
특히 집회나 시위에 장시간 참여하는 등 겨울철에 외부에 있는 시간이 많다면 항상 따뜻한 옷차림을 하는 게 허리 건강을 챙기는 중요한 생활 습관임을 기억해야 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민성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겨울철 부주의로 발생하는 급성 요통은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충분한 휴식에도 증상에 호전 이 없고,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아 정확하 게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