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수천만년 후 포유류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2억7천만년 전 검치(saber teeth)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이는 포유류 조상 동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필드 자연사 박물관 앤젤시크 박사팀은 20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지중해에 있는 스페인 마요르카섬에서 발견된 개 정도 크기의 검치 동물 화석이 2억7천만년 전의 포유류 조상인 고르고놉시안(Gorgonopsians·단궁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앤젤시크 박사는 이 종은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대 포유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르고놉시안에 속한다며 "이들은 현대까지 이어진 후손이 없고, 우리 직계 조상은 아니지만 우리 조상이었던 종들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화석이 발견된 마요르카섬 바냘부파르 지역은 지금은 지중해 섬이지만 고르고놉시안 시대에는 초대륙 판게아(Pangea)의 일부로 육지였다.
이곳에서 발견된 뼈 화석은 길이 약 1m의 중소형 동물로, 두개골과 척추, 갈비뼈 조각부터 매우 잘 보존된 대퇴골까지 몸 전체 구조를 재구성할 만한 정도로 많은 뼈가 출토됐다.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 동물은 2억7천만~2억5천만 년 전 페름기에 살다 멸종한 시냅시드 그룹의 하나로, 5천만 년 후 포유류로 진화한 계통인 고르고놉시안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앤젤시크 박사는 "뼈를 통해 이 동물의 생김새와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복원할 수 있었다"며 "이 동물이 걷는 모습을 보면 허스키 정도 크기의 개처럼 보였겠지만 털도 없었고 개와 같은 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완전한 상태로 발견된 다리뼈는 다리를 더 넓게 벌리고 걷는 파충류와 달리 더 수직으로 배치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고르고놉시안이 포유류와 파충류의 중간적인 방식으로 움직였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고르고놉시안은 길고 뾰족한 이빨인 검치를 가진 동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며 검치는 생태계의 대형 포식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으로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앤젤시크 박사는 "진정한 포유류가 등장한 약 2억년 전 초기 공룡시대 훨씬 이전에 포유류의 친척이 있었고 이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포유류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며 "이 새로운 화석 발견으로 포유류 진화 과정의 퍼즐이 하나 더 맞춰지게 됐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Ken Angielczyk et al., 'Early-middle Permian Mediterranean gorgonopsian suggests an equatorial origin of therapsids', http://dx.doi.org/10.1038/s41467-024-544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