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심장수술 중인 의료진</strong><br>
[인천세종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www.hmj2k.com/data/photos/20250417/art_17452093932185_affb6b.jpg)
"우리나라 연간 심장이식 수술이 200건 정도 되는데, 그중 두 건이 오늘과 내일 인천세종병원에서 이뤄집니다. 지금 막 심장이식팀이 기증자가 있는 병원에서 심장을 떼고 출발했어요."
지난 17일 찾은 인천세종병원에서 이 병원을 운영하는 혜원의료재단 박진식 이사장(심장내과 전문의)은 고난도 수술을 앞두고 바짝 긴장했다.
의료진은 심장수술이 정점에 위치한 이식수술에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재단이 운영하는 부천·인천 세종병원은 2차 종합병원이지만 '심장수술의 명가'답게 심장 분야에서 '빅5' 상급종합병원급 규모와 난도의 진료·수술을 한다.
1982년 개원한 부천세종병원은 301병상 규모의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이다.
인천세종병원은 2017년 문을 열었고 307병상을 운영한다.
이들 병원은 심장이 거의 뛰지 않는 환자가 다는 에크모(ECMO·인공심폐장치)와 흉부 절개 없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타비(TAVI), 이식술 등 고난도 심장시술·수술을 지난해 기준 379건(부천 264건·인천 115건) 실시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수는 부천과 인천이 각각 9명, 5명이다. 인근 상급종합병원이 5명 이하인 것과 비교해 많다.
부천병원의 경우 일부 빅5 병원과도 비슷한 인원이다.
부천세종병원은 특히 희귀·고난도 진료영역인 소아심장 진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 소아심장세부전문의의 5.6%(소아청소년과), 10.3%(심장혈관흉부외과)가 부천세종병원에서 근무한다.
이 병원의 소아 심장 시술·수술 건수는 지난해 기준 각 540건, 174건이다.
박 이사장은 "심장 분야만큼은 우리가 빅4, 빅5쯤 된다"고 했다.
필수의료 붕괴의 대표적 사례인 심장 분야에서 2차병원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박 이사장은 "오로지 의료진의 사명감과 헌신"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증 심장병 치료라는 목표 하나로 초심을 잃지 않고 해 왔지만 운영이 어렵다. 병원 육성을 위한 제도를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심장 등 (어려운) 중증 진료를 하지 않으면서도 비급여를 많이 하는 병원처럼 잘 되기가 힘들어요. 세종병원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7.3%로 상급종합병원 평균보다 낮은데, '우리도 남들처럼 해야 하나'라는 유혹이 계속 있죠."
의료진 유출도 상당하다.
박 이사장은 "부천세종병원은 '심장병 사관학교'라 불리는데, 전국 심장 분야 명의는 거의 우리를 거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희소 분야 인재를 키워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보상도 없고 의료진들은 상급종합병원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진들은 상급종합병원만큼 역량 있는 2차병원을 인정해주는 평가 시스템과 이러한 역량을 더욱 키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병희 병원장은 "현재는 전문병원에 분야별로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병원 역량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며 "환자들이 '심장은 서울 상급병원처럼 잘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세부 평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섭 인천세종병원 공공의료실장은 "같은 방법으로 같은 환자를 치료해도 중환자실 수가는 상급종합병원의 78%, 격리실 수가는 64%까지 떨어진다"며 "위험도·난도를 고려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순옥 인천세종병원 간호부원장은 "환자 중증도가 높다 보니 간호사 교육·훈련에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는데, 급여·인력·브랜드 파워 문제로 이들이 대학병원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상급병원만큼 중증 환자를 보고 성과를 낸다면 2차병원에도 같은 지원을 해 인력이 여기에 머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