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뇌처럼 신호를 조절하는 뉴로모픽(사람의 뇌 구조를 닮은 소자)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보다 2만 배 빠른 뇌 연결 분석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종길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뇌가 신경세포 간 신호 발생 순서에 따라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공학적으로 구현해 신경세포 활동 저장 없이 실시간으로 신경망 연결 관계를 학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뇌 신경망 연결 분석기술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뇌의 학습 원리인 '스파이크 시각 차이 기반 학습'(STDP)을 하드웨어로 구현해 메모리를 줄일 수 있는 새 학습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각 뉴런에 연결된 이전 뉴런들의 주소 정보를 저장하며 대규모 메모리를 잡아먹는 '역연결 테이블'을 제거해 뉴로모픽 하드웨어에서도 STDP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한 뉴로모픽 시스템은 기존 기술과 해석 정확도는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처리 속도는 2만배 이상 빨라졌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박 선임연구원은 "뉴로모픽 컴퓨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로 발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 구조가 단순하고 확장이 쉬워, 앞으로는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거나 특정 뇌 기능을 복사하는 것은 물론, 시간 순서와 원인·결과 관계가 중요한 복잡한 센서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율주행차와 위성 통신 같은 첨단 AI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7월 국제학술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트랜잭션스 온 뉴럴 시스템스 앤드 리허빌리테이션 엔지니어링'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