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만성 가려움증', 어떻게 생기는지 알아냈다

척추 배근 신경절의 '뉴코트리엔 수용체', 치료 표적 부상
하버드 의대 연구진, 미 국립과학원 회보에 논문

 습진이나 아토피성 피부염(AD)은 참기 어려운 만성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이런 가려움증은 종종 발진에 앞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 나온 게 없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가려움증은 의외로 많은 환자에게 고통을 준다.

 일례로 미국의 AD 환자는 성인 1천650만 명, 어린이 9천6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래서 만성 가려움증은, 때때로 생기는 가벼운 가려움증과 달리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한다.

 이런 만성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분자 메커니즘을, 미국 하버드 의대와 하버드 의대의 주요 교육  병원 중 하나인 '브리검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Brigham and Women's Hospital)'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 메커니즘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2 수용체(CysLT2R)'를 유력한 치료 표적으로 지목했다.

 대증 요법에 의존해야 하는 만성 가려움증을 효과적으로 고치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가려움증 지각과 관련이 있는 생쥐의 배근 신경절(DRG; dorsal root ganglia) 뉴런에서 CysLT2R이 매우 높은 수위로 발현하는 걸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DRG 뉴런에서도 이 수용체가 발현한다는 걸 확인했다.

 배근 신경절은 척추의 후근 일부가 마디 모양으로 팽창한 것인데 시냅스(뉴런 연접부)는 없지만, 여러 종류의 수용체가 존재한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하버드 의대의 아이작 치우 면역학 조교수는 "면역학자로서 신경계와 면역계가 어떻게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지에 관심을 가졌다"라면서 "신경을 자극해 만성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이 연구 이전엔)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수용체 CysLT2R은 가려움증 유발과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생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을 가진 생쥐에게 가려움증이 생겼지만, 아토피성 피부염이 없는 생쥐는 이 수용체를 활성화해도 가려움증이 생기지 않았다.

 또 이 수용체가 아예 결핍된 생쥐는 상대적으로 가려움증을 덜 느꼈다.

 류코트리엔은 아이코사노이드(eicosanoid) 패밀리의 염증성 매개 물질로, 지질 신호 전달에 관여하면서 면역 반응을 조절하거나 염증을 유도한다.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1 수용체(CysLT1R)'를 표적으로 하는 뉴코트리엔 억제제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약품명이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인 이 억제제는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에 쓰이지만, 가려움증엔 전혀 효과가 없다.

 이번 연구에서 다뤄진 CysLT2R(시스테인 류코트리엔 2 수용체) 억제 약물은 아직 개발된 게 없다.

 한편 만성 가려움증에 면역계와 신경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연관돼 있다는 건 이번 연구를 통해 재차 확인됐다.

 지난 10여 년간 이 분야 연구에서 어느 정도 인정된 사실이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K. 프랭크 오스틴 하버드 의대 명예 석좌교수는 "면역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라면서 "신경이 (면역에) 관여하는 부분을 이해하는 건, 염증 연구 에서 빠진 조각을 채우는 엄청난 진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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