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당뇨병 치료제로 파킨슨병 진행 억제 가능성 확인"

"DPP-4 억제제 복용 시 신경세포 손상 적고 예후 좋은 편"
세브란스병원 연구 결과, 신경학 분야 학술지 '뇌' 게재

 먹는 당뇨병 치료제가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정승호 교수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가 경구용 혈당강하제(DPP-4 억제제)를 복용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이 적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좋은 예후를 보였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해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0년 기준 11만1천311명이다.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떨림 등 이상 증상은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제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약물은 아직 없다.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697명을 ▲ 당뇨병이 없는 파킨슨병 환자 558명(A그룹) ▲ DPP-4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당뇨병·파킨슨병 환자 85명(B그룹) ▲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병·파킨슨병 환자 54명(C그룹) 등으로 나눴다. 이후 DPP-4 억제제 복용 여부에 따라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정도를 분석했다.

 DPP-4 억제제는 국내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인슐린 분비와 관련된 인크레틴 호르몬의 효과를 높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환자의 혈당을 조절한다.

 그 결과,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병 동반 파킨슨병 환자군(C그룹)은 DPP-4 억제제 미복용 환자(B그룹)와 당뇨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A그룹)보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정도가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추적에서도 DPP-4 억제제 복용군이 미복용군 및 당뇨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와 비교해 예후가 좋았다.

 도파민 약제 용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비교한 결과, DPP-4 억제제 복용군에서의 약제 용량 증가가 유의하게 적었다. 도파민 약제 용량은 파킨슨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파킨슨병이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이상 운동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비율 역시 DPP-4 억제제 복용군이 낮았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DPP-4 억제제가 파킨슨병에서 신경세포 소실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DPP-4 억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뇌'(Brain)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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