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문가 "코로나바이러스 지구에 토착할 것"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코로나 검사는 목적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평가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국에는 지구에 토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의료기관에서 환자 개인의 진단을 위해 만든 기준을 대학 등 교육기관 진단검사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서울대학교 유튜브 '샤로잡다'에서 코로나19와 집단면역에 관한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최근 서울대 등이 2학기 대면 수업에 대비해 도입하기로 한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음은 오 교수의 유튜브 설명 내용.

 -- 코로나19란 무엇인가.

 ▲ 인류 역사상 크고 작은 전염병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쯤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인 '팬데믹'은 스페인 독감이었다. 100년만에 찾아온, 팬데믹을 일으킨 질병을 코로나19라고 할 수 있다.

 -- 집단면역이란.

 ▲ 말 그대로 어느 집단이 질병을 이겨내는 능력이다. 100명이 있는 집단의 면역을 얘기해보면, 70명은 면역이 있고 30명은 면역이 없다고 했을 때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이 바이러스가 면역이 없는 사람을 찾아 나가는 게 더 어렵지 않겠나. 2차 감염, 3차 감염, 4차 감염으로 갈수록 (바이러스가) 소멸해나가는 상태를 집단면역이라고 한다.

 -- 집단면역 달성 가능성은.

 ▲ 정부가 지금 설명하는 '집단면역 70% (목표)'의 근거를 먼저 말씀드리겠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한 사람은 대개 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이것을 막기 위해 두 사람은 면역력을 갖추도록 하고 한 명만 감염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수학적으로는 '3-1=2', 이걸 3으로 다시 나누면 약 66%가 돼서 대략 70% 인구가 면역을 가지면 바이러스가 소멸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매우 활발하다면 바이러스가 세 명에만 가지 않고 다섯 명, 열 명에도 갈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면 우리가 지금 가진 백신으로 완전하게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예방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면역이 얼마나 갈지 모른다는 것도 문제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절이나 완벽한 퇴치는 전 지구 70억 인구가 얼마나 빨리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느냐에 달렸는데, 몇 달 안에 모두가 면역을 획득하도록 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에 토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코로나19 토착화에 대한 대응책은.

 ▲ 100년이 지난 지금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해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로 남아있다. 아마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길을 가지 않겠나.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원하고 사망하는지는 나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연령대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 구성원 간에 이 바이러스 유행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건지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 이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금 대학에서 이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강의에 들어오는 학생과 교수가 코로나19가 주는 위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핵심이다. 이런 논의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지금 우리가 도입하고자 하는 신속 PCR 검사에 관한 논의도 쉬워질 것이다.

 -- 신속 PCR 검사란.

 ▲ 우리 대학(서울대학교) 캠퍼스 안으로 검사실이 와서 PCR 검사를 하는 신속한 방법이다. 1∼2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감염된 학생, 교수, 직원을 찾아내고 감염되지 않은 안전한 사람을 선별해 실습(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장치 중 하나다.

 -- 코로나19 검사의 평가 기준에 대한 생각은.

 ▲ 검사는 목적에 따라서 그 검사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 평가 기준은 보통 얼마나 정확히 환자를 진단하느냐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의 검사 목적은 대학 교육 정상화에 있다. 

 환자 진단을 위해 만든 기준을 그대로 대학 수업 정상화에 갖다 맞추려고 하는 것은 층위가 다른 평가를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하고 있는, 뭔가 어긋난 접근법 아닌가.

 -- 팬데믹 상황에서 학자로서 어려운 점은.

 ▲ 이 분야(감염학)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질병이 나타난 가운데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영역이다. 초반에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도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태가 한동안 지속했는데,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전문가들이) 결정해주기를 원한다.

 과학자도 정확한 답을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우리 길을 선택할 것인가. 여기에는 과학자의 역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의 역할, 정책 결정자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 사회 구성원 사이에 충분한 합의 과정을 거쳐 우리 사회가 갈 방향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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