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종류별 조기 진단 위한 최적의 검사법은?...CT검진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8%다.

 암 진단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에 절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난치성 암이라고 해도 조기 진단에 성공하면 생존율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국가암정보센터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진단된 모든 암 환자의 병기별 5년 상대 생존율을 집계한 결과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localized) 상태일 경우 생존율이 91%에 이른다.

 그러나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게 문제이므로 최적의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의 도움을 얻어 암 종류별 조기 진단을 위한 검사법을 정리했다.

 ◇ 전립선암 진단은 '전립선특이항원(PSA)' 측정 검사와 '직장수지검사'

 전립선암은 조기에만 진단하면 사실상 100% 확률로 생존할 수 있는 암이다.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50세 이상 남성은 매년 혈액 검사를 통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측정하는 게 좋다. 전립선특이항원은 전립선암의 진단에 매우 중요한 종양표지자로, 전립선암이 있으면 수치가 크게 올라간다.

 직장수지검사도 고려할 만하다. 직장수지검사는 비뇨의학과 의사가 항문을 통해 직장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 후면을 만져보며 전립선의 크기와 딱딱한 정도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 검사에서 딱딱한 멍울이 만져지면 전립선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 갑상선암 가족력 있다면 '갑상선 초음파검사'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높은 편이어서 '착한 암'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영아기 또는 소아기에 얼굴과 목 부위에 방사선을 쪼이는 치료 등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갑상선 초음파검사는 갑상선 결절을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검사로 영상에서 결절 유무와 모양, 크기, 방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암이 의심될 경우 미세한 주사침으로 갑상선 결절에서 세포를 빨아들여 채취하는 검사를 시행하면 갑상선암 진단도 가능하다.

 ◇ 유방 조직 치밀하다면 '유방 초음파 검사'

 40∼69세 여성은 유방암의 조기 검진을 위해서 2년에 한 번 엑스레이를 통한 유방촬영술을 받는 게 좋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미세석회화 등 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병변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성들은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은 편이어서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치밀 유방의 경우엔 유방촬영술 외에도 유방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는 게 권장된다. 유방 초음파 검사는 촉진에서 잡히지 않는 작은 종양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고, 악성과 양성 종양을 60∼80%가량 구별할 수 있다. 양성 종양으로 판단될 경우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추적 검사를 하면 된다.

 ◇ 신장암 조기 진단에는 40대 이후 복부 초음파

 신장암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고 증상도 늦게 나타나는 탓에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수술 이외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아 완치를 위해서는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한 암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신장암의 60∼70% 정도가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될 경우 생존율이 97.2%로 상당히 높다.

 그러나 아직도 적지 않은 신장암 환자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되므로 40대 이후에는 복부 초음파 등 영상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게 좋다. 장기간 혈액 투석 등 신장 질환이 있거나 유전적 요인이 있으면 규칙적인 검진도 받아야 한다.

 신장암은 복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으로 모두 진단할 수 있다.  그중 신장암의 진행 정도와 전이 등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건 복부 CT로 알려져 있다.

 ◇ 40세 이상이라면 증상 없어도 2년에 1번 위·대장 내시경

 위암과 대장암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내시경으로 병변을 직접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암세포를 발견하는 것이다.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대장암 또한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 치료하면 예후가 훨씬 좋아진다.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을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으로 악화하는 걸 예방할 수 있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저위험군이라면 45세부터 5∼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걸 추천한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 50대 이상 흡연력 가진 고위험군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

 폐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는 생존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암이므로 조기에 진단하는 게 필수적이다.

 폐암 검진에서 흉부 CT로는 폐 병변, 림프절 등 폐와 주변 기관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암이 처음 발생한 부위와 크기, 주변 조직의 침범 정도와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데도 도 움을 준다.

 현재 정부는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 54∼74세 남녀 중 하루에 1갑 이상의 담배를 30년 넘게 피운 이들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지원하는 국가폐암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및 간경변증 환자,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

 만성 B형 간염과 C형 간염, 간경변증 등은 간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위험 인자다.

 40세 이상이면서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거나 연령과 상관없이 간경변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6개월에 한 번씩 복부 초음파검사를 하는 게 좋다.

 추적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진단하면 그렇지 않은 고위험군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오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나이, 성별, 간경변의 진행 정도, 음주 습관, 가족력, 이전의 검진 결과 등을 고려해 간암 발생의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복부 CT 검사도 권고된다.

 ◇ 위험 인자 없는데 당뇨병 갑자기 생겼다면 췌장암 의심…복부 CT 해야

 췌장암, 담도 및 담낭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있다고 해도 위나 간에 문제가 있을 때의 증상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조기 발견이 힘든 암으로 분류된다.

 췌장암, 담도암, 담낭암은 복부 초음파 검사, 복부 CT, 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초음파 내시경 검사(EUS),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 등으로 진단된다.

 도재혁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거나 만성췌장염 환자, 당뇨병의 위험 인자가 없는데도 50세 이후 갑자기 당뇨병이 생긴 환자,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 등은 췌장암 고위험군"이라며 "복부초음파 또는 복부 CT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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