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며 산과 들에서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가운데, 각별히 조심해야 할 곤충이 있다.
바로 쏘일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벌'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7~2021년 5년 사이 벌에 쏘였다가 구급차로 이송된 사람은 모두 3만1천823명이나 된다. 작년 한 해만 6만6천82명이 벌에 쏘여 구급이송됐다.
5년간 이런 구급이송 건수는 경기가 6천23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어 경북 4천116건, 경남 3천149건, 전남 3천83건, 강원 2천934건 순이었다.
벌에 쏘여 숨진 사람도 최근 5년간 49명이나 된다. 작년에는 11명이 사망했다.
5년간 사망자 중 30명은 산에서, 5명은 논이나 밭에서 벌에 쏘였다. 벌초(14명), 작업(11명), 여가(10명) 등의 활동을 하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방당국은 작년에만 19만5천317개의 벌집을 제거했다.
말벌은 8월 중순~10월 중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니 이 시기에 벌에 쏘이지 않게 각별히 조심해야 하지만,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4월과 5월 등 봄철에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벌에 쏘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등의 사용을 삼가고 어두운색 계열의 옷을 되도록 입지 않아야 한다. 흰색 계열에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팔과 다리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2016년 가야산 등 국립공원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말벌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공격 성향을 보였다.
벌집을 건드리면 말벌은 검은 머리 부분을 지속적으로 공격하지만, 20m가량 이동하면 대부분의 벌들은 벌집으로 복귀했다.
따라서 벌집을 발견할 경우에는 자세를 낮춰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집을 접촉했다면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이동해야 한다.
벌에 쏘이면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구토나 설사, 어지러움, 전신 두드러기와 함께 쏘인 부분이 심하게 부어오르면서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벌에 쏘였다면 신속히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뒤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을 해야 한다.벌독에 의한 사망은 79%가 쏘인 뒤 1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말벌의 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히 119 신고를 한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소방청, 국립공원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