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저체중'…남녀 모두 미혼·돌싱서 더 많아

질병청 성인 저체중 유병률 통계…20대 여성 14.6%로 최다

 골다공증, 골절, 사망 등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저체중인 환자는 결혼하지 않았거나, 배우자가 없는 기혼인 경우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국내 성인의 저체중 유병률'을 주제로 발간한 국민건강조사 요약 통계집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저체중 유병률은 2020년 기준 남자 2.5%, 여자 7.5%다.

 성별·연령대별로 보면 여자는 20대(14.6%)와 30대(10.0%) 연령대에서 저체중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젊은 여성들이 마른 몸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자 저체중 유병률은 20대(4.6%)와 70세 이상(4.6%)에서 가장 높았다. 2009년 이후 남자 저체중 유병률은 감소 추세이나 여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저체중을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분석한 결과가 눈에 띈다.

 남녀 모두 결혼을 안 했거나, 결혼했어도 이혼·별거·사별 등으로 배우자가 없는 사람들이 배우자가 있는 기혼자보다 저체중 유병률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저체중 유병률은 미혼 남자 10.5%, 기혼 중 배우자가 없는 남자 10.7%였다. 배우자가 있는 기혼 남자(6.3%)보다 4%포인트 이상 높다.

 여자 역시 미혼과 배우자가 없는 기혼의 저체중 유병률이 각각 12.6%, 11.6%로 배우자가 있는 여자(8.3%)보다 높았다.

 교육과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저체중 유병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저체중자들은 정상체중자에 비해 흡연·음주는 많이 하고 유산소 신체활동은 적게 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한 스트레스는 더 많고 아침 식사는 거르는 편으로 조사됐다.

 저체중 남자의 흡연율은 41.5%로 정상체중 남자(34.9%)보다 6.6%포인트 높았다. 저체중 여자의 유산소 신체 활동률은 41.1%로 정상체중 여자(45.3%)보다 4.2%포인트 낮았다.

 이런 지표들을 종합하면 불규칙한 식사 등이 미혼이나 배우자가 없는 기혼자에서 저체중이 더 많은 경향과 일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저체중은 정상체중보다 골다공증, 골절, 사망 위험을 높이며 특히 여성의 임신·출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질병청은 지적했다.

 질병청은 "국내 성인의 과체중·비만 문제가 크긴 하지만, 저체중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말라야 좋다는 체중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저체중자 상담·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디어·광고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요약 통계집은 질병청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에서 저체중 유병률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8.5㎏/㎡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BMI로 비만을 판단하는 기준은 각국 보건당국과 의료계마다 다소 차이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18.5∼25㎏/㎡는 정상체중, 25 이상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본다.

 국내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BMI 25 이상부터 비만 유병률로 집계한다.

 대한비만학회 최신 지침에 따르면 BMI 23∼24.9는 과체중 또는 위험체중, 25∼29.9 1단계 비만, 30∼34.9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고도) 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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