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의 정점이 이번 주나 다음 주 사이 지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명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오미크론 세부계통 BA.2.75 변이가 현 우세종인 BA.5 변이를 급격히 밀어내고 우세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다음 변이로 인한 유행은 이르면 올해 11월 시작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았다.

 정 교수는 2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금주와 차주 사이 유행 정점이 지나가리라 예측하고 있다"며 "유행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절반 아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전체 크기로는 오미크론 대유행의 4분의 1 이하"라고 밝혔다.

 정 교수가 당초 제시한 유행 예측 그래프(7월 19일 기준)는 8월 20일께를 전후로 20만∼25만명 사이에서 정점 구간을 지나지만, 새 예측 그래프(7월 29일 기준)는 8월 7일께를 전후로 10만명을 조금 넘는 선에서 정점 구간을 지난다.

 그는 국내 감염자 대부분이 지난 2∼4월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에 감염됐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면역 감소가 크지 않아 재감염률(5∼6%대)이 예상보다 매우 낮고 고위험군 4차 접종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이 예측치 변동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BA.2.75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급격히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정 교수는 "해외 데이터를 볼 때 이 변이가 급격히 BA.5를 밀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미크론 대유행처럼 급격히 우세종이 바뀌며 유행 곡선이 커지거나 재유행이 빠르게 나타나는 쌍봉형 곡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진자 발견율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시기까지 전체 감염자 중 3분의 2 정도를 찾아낸 것으로 평가되지만,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무증상·경증 감염자의 진단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이 유행 곡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가 제시한 중환자 발생 예측 그래프를 보면, 기존 예측치와 비슷하게 이달 중순 이후 정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나 정점의 규모는 기존 500∼600명대에서 300∼400명대로 내려왔다.

 그는 "중환자 곡선은 최대 20만 이상의 확진자가 예상된 초기 예측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경구용 치료제 처방률이 예상보다 낮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게브리오 등 약물상호작용이 적은 치료제 활용을 확대하거나 일선의료기관 대상으로 인식·보상체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다음 유행은 필연적"이라며 해외 자료 등을 봤을 때 다음 변이로 인한 유행은 이르면 올 11월 정도에 시작할 수 있으며, 그다음 유행도 3∼6개월 주기로 반복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제는 지속 가능한 방역과 일상의 조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유행을 통해 향후 재유행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면 충분히 우리 사회가 감당 가능하다는 경험을 가지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