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 인지기능 저하와 정신병적 장애 등 '섬망'에 효과

 나이 든 여성의 요로 감염(urinary tract infections)에서 흔히 나타나는 섬망(delirium)에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섬망은 주의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 저하와 정신병적 장애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환각, 환청, 초조함, 떨림과 함께 안절부절못하고, 잠을 안 자고, 소리를 지르는 등 과잉행동도 나타난다.

 미국 세다스-시나이(Cedars-Sinai) 메디컬센터 신경과 중환자 치료 실장 슈리 라히리 박사 연구팀은 에스트로겐이 섬망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섬망이 인터류킨-6(IL-6)이라는 면역 조절 단백질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요로 감염 또는 폐 손상이 발생하면 인터류킨-6가 혈액을 통해 뇌로 들어가 지남력 장애(disorientation)와 혼돈(confusion)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남력이란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에스트로겐은 인터류킨-6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요로감염으로 발생한 섬망에 에스트로겐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연구팀은 우선 요로감염이 발생한 폐경 전과 폐경 후의 생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다.

 폐경 후 생쥐들은 요로감염 후 불안과 혼돈 같은 섬망 증상을 보였다. 이러한 증상은 요로감염의 중증도(severity)와는 관련이 없었다.

 이 생쥐들에 에스트로겐을 투여하자 섬망 증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이 뇌 신경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험관에서 인터류킨-6에 의한 염증을 유발해 요로감염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고 여기에 뇌 신경세포를 노출했다.

 여기에 에스트로겐을 첨가하자 신경세포 손상이 완화됐다.

 에스트로겐은 혈중 인터류킨-6을 줄어들게 하는 한편 신경세포를 직접적인 방법으로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섬망은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정신장애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섬망의 효과적 치료법 개발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에스트로겐의 이러한 효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하려면 요로감염 환자 중 어떤 환자가 섬망이 나타날 위험이 가장 크고 어떤 시점에서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신경과장 낸시 시코트 박사는 요로감염으로 나타난 섬망 치료에는 항생제가 쓰이고 있지만 효과를 보여주는 임상시험 결과는 없다면서 이 새로운 연구 결과는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을 통한 면역반응 조절이 더 효과적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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