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위식도역류질환과 위염 등으로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해도 출산 후 아이의 알레르기질환 발생에는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연구팀은 2008∼2019년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복용군(30만6천406명)과 비복용군(32만4천539명)을 대상으로 위산분비억제제에 대한 안전성 비교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AMA 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위산분비억제제는 위식도역류질환, 위염 등의 위장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약물로, '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 약물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켜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알레르기와 염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빅데이터 분석에서 임신부가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신생아에게 알레르기질환이 생기는지를 살폈다.
이 결과, 임신부의 위산분비억제제 복용이 비복용군에 견줘 출산 후 아이의 알레르기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다만 생후 1년 이내 신생아에게 직접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시키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인 천식이 발생할 위험을 13%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평가했다.
신주영 교수는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사용이 아이에게 알레르기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을 밝힌 데 의미가 있다"면서 "하지만 갓난아기에게 직접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하는 건 천식 발생 위험을 높이는 만큼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약물 과다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