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려다 숨졌다?…"미용시술 사망 부검만 연간 6명"

눈·코 미용시술, 사망사고 가장 많아…"절반은 마취 관련 사망"
필러 주입 후 폐색전증 사망도 5건…"부검 없는 사망사례는 더 많을 듯"

 한국이 이른바 '성형공화국'으로 불린 지는 이미 오래다. 취업과 면접,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외모 경쟁이 일상화되면서 쌍꺼풀 수술과 필러, 리프팅 같은 미용 시술은 더 이상 특별한 의료행위가 아니라 자기관리의 한 방식처럼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더 나은 외모를 위한 이런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끝나는 사례가 생각보다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식 통계에 잡힌 사망자보다 실제 미용 시술 관련 사망자는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내 미용 의료의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5.6명꼴로, 매년 사망 사고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50건의 사망 사례를 대상으로 연령·성별, 시술 종류, 사망 원인 분류, 시술 장소 등을 분석했다.

 이 결과 여성의 평균 나이는 29세(19∼82세)였으며, 20∼40대 젊은층이 60%를 차지했다. 남성의 평균 연령은 50세(29∼69세)로 여성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사망자의 64%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됐으며, 국적별로는 외국인이 28%(14명)를 차지했다.

 사망 사고는 코·쌍꺼풀 등의 얼굴과 목 부위 시술이 52%(26건)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지방흡입술 22%(11건), 질 성형 12%(6건), 유방 성형 8%(4건), 모발이식 4%(2건), 필러 주사 2%(1건) 등의 순이었다.

 얼굴과 목 부위 성형의 경우 시술 중 사망이 50%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시술 직후 및 입원 중 사망 7건(27%), 퇴원 후 사망 6건(23%)으로 각각 파악됐다.

 성형 수술로 인한 사망 사고는 마취 관련이 46%(23건)로 전체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시술 합병증 32%(16건), 기존 질환으로 인한 자연사 12%(6건), 아나필락시스 쇼크 4%(2건), 기타 원인 6%(3건)로 분석됐다.

미용시술 사망자 연도별 부검 건수

 다만 미용 시술 부위에 따라 사망 사고의 원인은 차이를 보였다.

 얼굴과 목 성형의 경우 마취 관련 사망이 46%(12건)로 가장 많았지만, 지방흡입술 사망자에게서는 복막염을 동반한 내부 장기 손상, 출혈, 시술 후 감염을 포함한 시술 합병증이 64%(7건)에서 관찰돼 마취 관련 사망(36%, 4건)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질 성형 사망자의 경우는 필러 물질로 인한 치명적인 폐색전증이 사망의 대부분(83%, 5건)을 차지했다. 필러 물질은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이 단독 또는 혼합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취 관련 사망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마취에서 비롯된 사망이 74%(17건), 마취와 수술적 요인 또는 기존 질환이 함께 영향을 미친 사망이 26%(6건)로 각각 집계했다. 17건의 마취 관련 사망에 쓰인 약물은 프로포폴이 65%(11건)로 가장 많았다.

 마취 관련 사망 사고는 96%(22건)가 의원에서 발생했으며, 대학병원은 1건(4%)에 그쳤다. 전문 진료과목별로는 성형외과가 1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피부과·비뇨기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가 각 1건이었다.

 연구팀은 이처럼 마취 관련 사망 사고가 잦았던 이유로 성형 시술 시 마취 전문의의 참여가 26%(6건)로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절개가 작고 시술 시간이 짧은 미용 시술이라도, 마취가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은 채 진정마취나 전신마취가 이뤄질 경우 기도 확보 실패, 혈역학적 불안정, 약물 상호작용 등의 치명적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통계가 국과수에 법의학적 감정이 의뢰된 사례만 포함하고 있어 전체 미용 성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했다. 부검 없이 사망진단서만으로 처리됐거나, 시술과의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은 채 넘어간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미용 시술 환경에서도 마취 안전 기준과 응급 대응 체계는 수술실 수준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술 및 마취 기록의 표준화, 약물 사용내역 의무기록, 사망 발생 시 정밀 조사 체계 구축, 마취 전 전신 상태 평가 강화, 고위험군 선별 시스템 마련, 시술 중 생체징후 모니터링 의무화,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 강화 등을 제도적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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