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주요 치료법인 전기 뜸 치료법 '온구기'가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 의료기기의 ISO 국제표준 개발을 위한 기술분과 회의인 'TC/249/WG4'에서 온구기가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고 9일 밝혔다. 뜸은 경혈(經穴)에 온열·화학 자극을 줘 질병을 다스리는 한의학 대표 치료 도구이다. 뜸 치료 시 발생하는 연기와 화상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를 이용한 뜸 모사 도구가 활용되고 있으나, 표준화되지 않은 형태로 생산·보급되고 있다.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캐나다의 한의약 의료기기 분야 전문가들은 온구기의 국제표준 제정 필요성을 지속 제기해왔다. 이에 한의학연 류연희 책임연구원이 2016년 6월부터 중국·캐나다 전문가와 공동으로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공동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협력해 왔다. 이번에 제정된 전기식 온구기 국제표준 주요 내용은 '화상을 입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온도 유지를 위한 전력공급 장치', '직접 피부에 닿아 온도를 전달하는 발열체', '해당 장치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 방법'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발열체 형태와 전력 공급 방법 등을 놓고 국가 간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한국이 국내에서 생산
국내외 공동 연구팀이 뇌 구조 변화를 관찰해 침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형준 박사와 미국 하버드의대 비탈리 내퍼도 교수 연구팀은 침 치료가 만성 요통 환자의 뇌 '일차 감각피질' 부위에 변화를 일으켜 둔해진 허리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만성 요통 환자는 통증 때문에 허리 감각이 둔해진다. 둔해진 감각이 회복되면 증상 개선의 지표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우선 뇌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허리 감각이 둔해질수록 대뇌 일차 감각피질 내 허리 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만성 요통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4주 동안 6차례에 걸쳐 침 치료를 한 뒤 뇌 구조를 관찰했다. 진짜 침 치료 실험군 18명, 가짜 침 치료집단 37명, 침 치료를 받지 않은 23명으로 나눠 관찰한 결과 진짜 침 치료군만 허리 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또 확산텐서영상(DTI)을 이용해 만성 요통 환자의 뇌 백질 구조를 살펴본 결과 진짜 침 치료군에서 허리 영역 뇌 백질 구조의 이상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 이후 전체 피험자를 대상으로 허리 부위 피부 두 군데 지점을 자극해 피험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료계 유관단체 회원 150여명은 28일 오후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반대 집회를 열었다. 첩약은 여러 가지 다른 한약 제제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약으로 한 번 먹는 양을 보통 1첩(봉지)으로 한다. 이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 첩약을 급여화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면서 "한약은 급여화 대상이 아니라 과학적 검증의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폐기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한방 치료에 대해서는 별도의 한방 건강보험을 만들어 국민이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라고 주장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한방치료를 받고자 하는 국민이 있다면 그들만 별도로 한방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 국민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달 9일 건강보험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를 열어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등에 사용하는 첩약에 대해 오는 10월부터 3년간 건강보험을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7월 열리는 건정심에서 확정된다. 한의계는 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한의약 치료 효과를 확인한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18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한방 병원·의원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어깨 수술 후 재활에 대한 한의약 치료 사례(증례·症例)가 담긴 논문이 잇따라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우선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인해 월경 이상·사지냉(손발 사지가 냉한 병증)을 겪는 30세 여성 환자와 피로·사지냉 등 증상을 보인 55세 여성 환자의 치료 효과가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 지난 3월 4일 자에 실렸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인체 내 갑상선호르몬 부족으로 대사활동이 저하된 상태이다. 피로, 피부·모발 건조증, 탈모 등 증상이 나타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을 간접적으로 측정해 수치가 높으면 저하증으로 진단한다. 두 환자에 대해 한약, 전침 치료 등 한의약 복합 치료를 한 뒤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를 분석한 결과 30세 환자는 76.18mlU/L(리터당 마이크로IU)에서 3.61mlU/L로 대폭 낮아졌다. 정상 수치는 0.4∼1.99mlU/L이다. 55세 환자도 9.95mlU/L에서 2.45mlU/L로 떨어지며 상당 수준 개선됐다. 특히 30세
한약재 인삼, 현초(이질풀), 건칠(옻나무 수액 말린 것)이 암세포 때문에 떨어진 면역 기능이 회복되도록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정환석 박사 연구팀이 인삼, 현초, 건칠이 암세포가 면역반응을 피하기 위해 활용하는 '면역관문'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면역관문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활성을 떨어뜨리는 기전이다. 암세포는 이러한 기전을 역이용해 면역관문 단백질을 자극, 인체의 면역기능을 억제하며 성장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이 같은 암세포의 면역반응 회피 신호를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역관문 억제제(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면역 과민 반응이 적으면서도 저렴하고 효능이 우수한 신소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1천여 종의 한의소재를 세포실험을 통해 탐색한 결과 인삼, 건칠, 현초가 면역관문을 자극하는 단백질의 결합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백질 간 결합을 발광을 통해 측정하는 방법인 '경쟁적 효소결합면역측정법'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인삼 내 사포닌 대사체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로 의료자원과 보험료가 낭비되고 있다고 소비자단체가 주장했다. 3일 (사)소비자와함께가 공개한 자동차보험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2년 내 자동차보험으로 한약(첩약) 처방을 받은 교통사고 환자(505명)가운데 받은 한약을 다 복용했다는 응답자는 25.8%에 그쳤다. 복용을 중도 포기한 이유는 '귀찮아서'(28.6%), '효과가 없을 거 같아서'(22.3%), '첩약을 믿을 수가 없어서(부작용 우려 등·21.0%)', '너무 많아서(9.6%) 순으로 답이 나왔다. 첩약을 처방받은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6.8%가 진료 당일에 약을 받았고, 54.2%는 열흘분 이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첩약 치료효과에 관한 환자의 자체 판단은 '효과가 없었다'와 '효과가 있었다'가 36.4%와 33.2%로 비슷했으며, 30.4%는 '보통'으로 평가했다. 교통사고 한방 진료 때 첩약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면 며칠분을 받겠는지 질문에 '받지 않겠다'는 답이 60.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일반 소비자(507명)를 상대로 한 별도 설문조사에서 86.5%는 첩약에 성분·원산지 표기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대답했으며, 93.3%는 성분·원산지
50대 이상 무릎관절염 환자 중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로 아주 짧거나 9시간 이상으로 너무 긴 경우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조용규 한의사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년) 자료를 바탕으로 50세 이상 9천270명의 수면시간과 무릎 관절염 통증의 상관관계를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수면시간에 따라 ▲ 짧은 수면(6시간 이하) ▲ 적정 수면(7∼8시간) ▲ 과다수면(9시간 이상)으로 나눠 살펴봤다. 관절염 여부는 방사선학적인 진단과 통증을 바탕으로 임상학적 증상과 진단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 그룹의 관절염 진단율이 24.1%로 가장 높았다. 9시간 이상 과다 수면 그룹의 관절염 진단율은 21.8%, 7∼8시간 적정 수면 그룹은 17.6%였다. 무릎 관절염 통증의 유병률은 적절치 않은 수면시간을 가진 환자에게서 높았다. 무릎 관절염 환자 중에서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경우는 적정 시간을 자는 환자보다 통증이 발생할 위험이 1.32배 높았다. 9시간 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강영민 박사 연구팀이 검은콩 즙을 포제한 하수오의 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21일 밝혔다. 포제는 약재 배합, 약재 혼합 등 한약재의 성질에 맞게 찌거나 볶는 등의 가공 과정을 말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약재의 효능을 높이고 독성을 줄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적하수오의 덩이뿌리인 하수오를 얇게 썰어 검은콩 즙에 담갔다가 그늘에 말려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팀이 단순히 건조·가열한 '초하수오'와 초하수오에 검은콩 즙을 넣어 찌고 말려 포제한 '법하수오' 추출물을 골육종(뼈 종양) 세포에 투여한 뒤 파골세포(뼈를 분해하는 세포)의 활성을 비교한 결과 법하수오의 파골세포 발현 억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골세포의 활성 정도를 나타내는 '랭클 단백질'의 발현량이 법하수오 투여 실험군에서 초하수오 투여 대조군 대비 65% 수준으로 억제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영민 박사는 "한의학연 기술로 재배한 하수오에 흑두즙을 포제하면 최대 70%까지 랭클 단백질의 발현량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한약재 가공 포제 기술의 표준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한약제제 기반의 진해거담제 'GHX02'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고 7일 밝혔다. 한의학연과 대전대 한방병원, 한국신약이 공동으로 개발한 GHX02는 동의보감에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는 처방으로 기재된 '과루행련환'(瓜蔞杏連丸)을 바탕으로 만든다. 공동 연구팀은 과루행련환에 쓰인 한약재 황련, 과루인, 행인에 황금을 추가해 GHX02를 제조했다. 대전대 한방병원 박양춘 교수팀은 비임상 효력시험을 통해 GHX02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류코트리엔', 'PGE2' 등 염증 매개 물질과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 신호 물질)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임상 2상 시험에서도 급성·만성 기관지염 환자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학연 채성욱 박사팀도 인체의 기관지 상피세포 실험을 통해 GHX02가 기관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의 활성을 감소시키는 작용 기전을 밝혔다. 이번 임상 3상 시험은 급성 기관지염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하는 시험으로 진행된다. 채성욱 박사는 "다양한 성분이 혼합된 한약제제는 여러 타깃에 동시에 작용해 만성 질환에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