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는 가운데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고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설립한 신약 개발 기업 아이소모픽은 지난 7일(현지 시각)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노바티스와 저분자 화합물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계약 규모는 각각 최대 17억 달러(약 2조2천329억원), 12억 달러(약 1조5천762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고도화하며 다수의 AI 신약 개발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인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I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질환 맞춤형 약물 개발까지 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해 임상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자는 AI를 활용한 임상 계획 설계, 데이터 분석 등으로 약 11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데이터 고립 문제, '사일로' 현상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인지 클리닉의 신경과 전문의 사라 가르시아-프타세크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1만5천585명(평균연령 79.5세, 여성 59.2%)을 대상으로 진행된 스웨덴 인지·치매 장애 동일집단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 중 약 1만1천명은 심장 건강에도 문제가 있어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었다. 3년 동안 추적 결과 스타틴이 투여되고 있는 치매 환자들이 스타틴이 투여되지 않는 환자들보다 시간이 가면서 인지기능이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복용 환자는 치매 위험 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을 함께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인지기능은 스타틴 비복용자보다 좋았다. 연구팀은 스타틴 복용자와 비복용자의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 점수를 비교 분석했다. 간이 정신상태 검사(만점 30점)는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간단한 인지기능 검사로 지남력(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을, 주의 집중력, 기
입덧약이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임신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입덧은 대부분의 임신부가 겪는 증상이지만, 이를 완화해주는 입덧약은 전 세계 1위의 극심한 저출산 상황에서도 여태껏 비급여 의약품으로 남아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현재 8개 제약사가 자사 입덧약을 보험급여 의약품 목록에 올리겠다고 신청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이들 제약사가 입덧약의 효능·효과와 희망 가격 등을 담아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연 건강보험에서 약값을 지원해줄 만큼 가치가 있는지 검증하는 '급여 적정성 평가'를 하고 있다. 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심평원이 일부 미흡한 자료를 보완해서 다시 제출하도록 제약사에 요구했고, 관련 학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순조롭게 등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의약품 위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선별등재 방식'(Positive List System)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약사가 자사 의약품을 급여목록에 올리려면 '비용 효과성'(경제성 평가 등)을 평가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을 흡입제로 만들어 투여하면 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OPD는 흡연, 공기 오염 노출, 감염 등에 의한 기도와 폐의 손상으로 호흡기의 공기 흐름이 제한되면서 만성적인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이 이에 속한다. 흡연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아미르 제키 교수 연구팀은 스타틴을 흡입형으로 만들어 투여하면 천식과 COPD의 원인인 기도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천식과 COPD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기관지 확장제는 기도의 특정 평활근에 작용해 평활근을 이완한다. 그러나 기관지 확장제는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천식과 COPD가 중등도 내지 중증인 경우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준 치료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기도 협착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흡입제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기도의 벽 안에 있으면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기도 평활근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팀은 스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이 암 진단뿐 아니라 반려동물 건강·결핵 진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업 이지놈은 미국·중국·동남아 등에 자체 개발한 3세대 NGS 기술을 이전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지놈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높은 해상도·정확도로 사람과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다. NGS는 인간 유전자 정보 전체를 빠르게 읽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유전 정보를 담은 물질 '염기'의 배열이 유전자인데, DNA에는 염기가 약 30억 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이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갖는 이유는 염기의 배열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DNA는 나선 길이가 방대해 일일이 염기 배열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NGS는 DNA의 염기를 많은 조각으로 나눈 뒤 각각의 염기 서열을 조합함으로써 빠르게 돌연변이를 찾아낸다. 이를 통해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맞춤 치료제를 선택하도록 돕는다. 특히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종류가 결정되는데, NGS로 암 돌연변이 종류를 찾아내 암 진단·예후 예측이 가능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2024년 새해를 맞아 한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 대표는 신년사나 시무 행사 등에서 올해 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 부진과 고금리 부담, 저조한 투자 심리, 공급망 불안 등 지난해 업계를 힘들게 한 외부 요인들이 올해에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바이오협회장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바이오협회 신년사에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 새해를 맞게 되었는데, 올해 역시 쉽지 않으리라 예상된다"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서로 단결해 조금 더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조욱제 유한양행[000100] 대표이사 사장도 2일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치며 극복해 나간다'는 뜻의 사자성어 '승풍파랑'을 언급, 임직원에게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위기의 해법으로는 여러 기업이 경영효율화와 역량 강화, 혁신을 내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존 림 대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2조6천억여원, 영업이익 7천600억여원으로 전년 대비 29%, 14%의 증가를 했음에도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20
올해 바이오 분야 투자 급감으로 '혹한기'를 겪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 분야에선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한해 제약·바이오 업계 기술수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은 계약 건을 제외해도 약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공개 계약 건으로 인해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공개된 계약 건을 기준으로 하면 추산된 작년 성과 규모 6조3천억원보다 약 1조5천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계약 건수도 지난해 16건에서 올해 21건으로 증가했다. ◇ 세계적 제약사와 조 단위 '빅딜' 2건…종근당 '깜짝 계약' 가장 눈에 띄는 건 세계적 제약사와 맺은 2건의 계약이다. 종근당은 지난달 6일 스위스 소재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에 희귀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KD-510을 기술이전 하는 약 1조7천302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CKD-510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계열사 종근당바이오[063160]가 지난해 중국 큐티아테라퓨틱스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기술 수출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넘게 종근당의 기술수출 소식은 잠잠했기에 업계에선 '깜짝
이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정보통신기술(ICT)만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이 확산하고 있다. 이 점에선 제약·바이오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면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비용·시간이 절감되고 효율적으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 최근호에 따르면 2021년 4억1천320만 달러(약 5천300억원)에 그쳤던 각국의 AI 활용 신약 개발 시장은 연평균 46% 성장해 2027년에는 40억350만 달러 규모(약 5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 신약 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데 비해 성공률은 낮은 편이다. 세계 상위 12개 제약사를 기준으로 해도 한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평균 10~12년이 소요되고 연구개발(R&D) 비용은 약 2조8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전체 신약 개발 비용의 33% 이상이 소요되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AI를 적용하는 것만으로 이 기간을 평균 7년으로 단축하고 비용도 6천억원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후보물질 개발 단계에서 AI는 단백질의 특성을 예
동절기 인플루엔자(독감)의 확산 등으로 감기약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가 의료계에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을 꼭 필요한 환자에 우선 처방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간담회를 열어 의약품 현장 수급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 처방될 수 있도록 의료계의 협조를 구한다"며 "예를 들어 소아 해열 시럽제 등 동일 환자에게 자주 나가는 처방약은 처방 전에 남은 약이나 상비의약품이 있는지 확인 후 필요한 약만 처방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인풀루엔자 의사환자 천분율(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은 올해 50주차(12월10~16일) 기준 54.1명으로 유행 기준(6.5명)의 8.3배나 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 역시 1주일 전보다 11.5% 증가(227명→253명)했고, 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입원환자도 1달 사이 2배로 급증하는 등 감기 유행도 극심하다. 이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는 기관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