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전이암 씨앗', NK세포가 못 깨게 막는다

NK세포, 인터페론 감마 분비→ 전이암 '동면 해제' 차단
간 성상세포, NK세포 억제→암세포 활성화 유도
스위스 바젤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암 치료의 최종적인 성공은 전이암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 무리, 이른바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다른 기관으로 옮겨가 생기는 전이암은 그만큼 치명적이다.

 성공적인 암 치료가 이뤄져도 안심하긴 이르다. 수년 뒤 잠복했던 전이암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부위로 옮겨간 암세포 무리는 이주한 곳에서 긴 '동면(冬眠)'에 들어간다. 이렇게 '휴면 세포'로 숨어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깨어나 전이암으로 뿌리를 내린다.

 전이암의 씨앗인 암세포 무리가 어떻게 휴면 상태를 유지하고, 어떤 경로를 거쳐 잠에서 깨는지를 스위스 바젤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암세포의 휴면 잠복과 활동 재개에 깊숙이 관여하는 건, 초기 면역 단계의 주요 공격수인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 일명 NK세포였다.

 모하메드 벤티레스-알이(Mohamed Bentires-Alj) 생물의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NK세포의 전자 현미경 이미지

 논문의 교신저자인 벤트레스-알이 교수는 "휴면 기간엔 암세포 수와 이질성을 아직 관리할 수 있어, 귀중한 '치료의 창(therapeutic window)'이 열릴 수도 있다"라면서 "종양 휴면의 기저에 작용하는 세포·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건 암의 재발 방지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치료의 창'은 환자에겐 해롭지 않게 하면서,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약물 투여량의 범주(range of doses)를 말한다.

 연구팀은 생쥐의 유방에서 간으로 전이한 암세포 무리와 인간의 암 조직 샘플을 놓고 실험했다.

 NK세포의 주 기능은 병원체 감염 세포 등을 공격해 제거하는 것이지만, 이런 비정상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NK세포는 휴면 중인 암세포에 대해서도 비슷한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페론-감마라는 신호전달 물질을 분비해 암세포가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억제했다.

 연구팀은 이런 NK세포를 제어하는 '간 성상 세포(hepatic stellate cell)'의 기능도 확인됐다.

 간 성상 세포가 활성화하면 NK세포의 작용이 억제돼 암세포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간 성상 세포는 만성 염증이나 지속적인 감염 등으로 인해 활성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암 종양에 파고 들어간 면역세포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전이암을 억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NK세포 수를 늘리는 인터류킨-15 기반의 면역치료, 전이암의 씨앗을 휴면 상태로 묶어 두는 인터페론-감마 치료, 간 성상 세포가 NK세포를 무력화하는 메커니즘 억제 치료 등이다.

 다행히 이런 접근에 필요한 치료법은 이미 나와 있지만, 아직 임상 시험은 거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치료적 접근은 특히 전이암 진행 위험이 큰 휴면 암세포가 발견된 환자에게 고무적이다.

 NK세포에 초점을 맞춘 면역치료로 전이암 진행을 막는 것에 희망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벤티레스-알이 교수는 "NK세포를 자극해 인간 암 환자의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입증하는 데 다음 연구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 "바젤 대학 병원의 임상 연구자들과 자금 조달 방안 등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간 외의 다른 신체 부위로 옮겨간 전이암도 NK세포를 이용해 억제할 수 있다면 암 재발을 항구적으로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연구팀은 기대한다.

 벤티레스-알이 교수는 "다른 전이 부위에도 그런 메커니즘이 통하는지 이미 연구 중인데 지금까지의 결과는 희망스럽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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