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우울증에서 갑자기 편해 보이면 자살 '위험신호'"

대한신경과학회 "자살, 주변 도움받으면 90% 예방…혼자 둬선 안 돼"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사건·사고가 연일 보고되는 가운데 대한신경과학회가 29일 자살은 주변의 적절한 도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주위 사람에 대한 관심을 놓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학회는 "자살의 원인 90%가 우울증"이라며 자살 예방은 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리면 즐거움과 의욕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두통, 어지러움, 통증, 소화불량, 불면증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해지면 행동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 하고 대화도 없어진다. 절망감이 심해지면서 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악화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자녀, 친구, 동료들에게 우울감 또는 절망감이 있는지를 수시로 묻고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학회는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죽고 싶은 생각이나 절망감이 드는지 자주 물어야 한다"며 "옆에서 자살에 관해 묻기만 해도 30%가 자살 계획을 중단하고, 자살 생각이 들 때 주변의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자살의 9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살하려는 사람은 실제로 죽고 싶다기보다는 현재의 고통을 멈추고 싶은 것"이라며 "자살 예방은 자살 경고를 인지하고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학회는 자살 이야기를 하거나 치명적인 도구를 찾는 행위, 심각한 자기혐오와 자기 증오, 주변 정리,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작별 인사, 과음과 약물 복용과 같은 자기 파괴적 행동 등을 하는 사람은 자살 위험이 있으므로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갑자기 편해 보이고 행복해진 듯 보이는 사람 역시 자살 위험군이므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바로잡았다.

 일부에서 '자살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살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데 대해 학회는 "아니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그 전에 대개 자살에 대한 경고나 사인을 보이므로 죽음에 대한 어떤 말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자살하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사람을 막기 어렵지 않으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매우 심한 우울증 환자도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지 살지 고민한다"며 "대부분은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그들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생각한다"며 "화가 나고 슬픔에 잠겨 우울하고 절망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감정적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학회는 만약 주위에 자살을 생각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혼자가 아니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라고 당부했다. 특히 비판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충분히 공감하며 수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학회는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혼자 내버려 두면 안 된다"며 "주위에 우울함이나 불안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에 연결해주는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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