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 전이된 유방암, '혈뇌장벽' 일시로 개방 항암제 투석"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진행성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일시적으로 열어 항암제를 뇌로 들여보내는 방법이 개발됐다.

 혈뇌장벽은 뇌혈관 벽에 특수 세포와 물질들이 밀집해 마치 '지퍼'(zipper)처럼 단단하게 조여진 곳으로 중요한 영양소만 선택적으로 뇌로 들여보내고 해로운 물질은 차단하는 한편 뇌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뇌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캐나다 토론토 서니브루크 보건 과학센터(Sunnybrook Health Sciences Centre) 신경과 전문의 니르 리프먼 박사 연구팀은 이 치료법을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유방암 환자 4명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임상시험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공격성이 강한 HER2(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 양성 유방암 환자 4명에게 자기공명영상(MRI)의 시각적 도움 아래 집속 초음파(focused ultrasound)로 혈뇌장벽을 일시적으로 열고 항암제 허셉틴(Herceptin)을 투여했다.

 전체 유방암의 20~25%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유전자의 과발현으로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HER2 단백질이 지나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른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이다. 항암제 허셉틴은 이 단백질을 억제한다.

 특히 암세포가 전이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는 대부분 사망한다. 암세포가 전이될 경우 최대 50%가 뇌로 들어간다.

 혈뇌장벽이 플라스틱 랩이라면 이 기술은 플라스틱 랩의 특정 부분을 뜯어냈다가 24시간 후에 다시 봉합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첨단 영상 기술을 통해 허셉틴의 뇌 전이 종양 침투량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몇 개월 후 이 4명의 환자는 모두 종양이 얼마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임상시험은 본격 임상시험에 앞선 '개념 증명'(proof-of-concept) 단계에 불과하지만, 일단은 가능하고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의 찰스 샤피로 종양학 교수는 암세포가 뇌로 번졌을 땐 혈뇌장벽이 이미 "손상된 것"이라면서 이 새로운 기술이 항암제의 전달을 개선할 수 있을지는 대조군이 설정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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