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반려견, 주인 대화 엿듣고 새 단어 배울 수 있어"

헝가리 연구팀 "엿듣고 학습하는 능력, 인간만의 고유 능력 아니다"

 장난감 이름을 잘 외우는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GWL:Gifted Word Learner)은 아기들이 말을 배우는 것처럼 주인의 대화를 엿듣고 새 단어를 배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ELTE)·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학(VetMedUni Vienna) 샤니 드로르 박사팀은 1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으로 불리는 개들이 주인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물체의 이름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이런 특별한 개들은 18~23개월 된 아이들과 같은 수준의 단어 학습 능력을 보였다며 이는 제3자 간 상호작용을 엿들으며 새로운 이름을 학습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만은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지금까지는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이 엿듣는 말로부터 단어를 배우는 아이들처럼 직접 말을 걸지 않은 상황에서도 새로운 물체 이름을 배울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 10마리에게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실험에서는 주인이 개에게 말을 걸고 새로운 장난감 두 개를 보여주며 이름을 반복해서 말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개에게 말을 걸지 않은 채, 주인이 다른 사람과 장난감에 대해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했다.

 각 실험은 8분간 진행됐으며, 이후 개들이 새 이름을 학습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장난감을 다른 방에 두고 주인이 '테디를 가져올래?"처럼 이름으로 장난감을 가져오게 했다.

 그 결과 두 조건에서 모두 10마리 중 7마리가 새로운 장난감 이름을 학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들의 수행 정확도는 직접 지시 조건에서는 80%, 엿들은 조건에서는 100%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들은 엿들은 말을 통해 학습할 때도 직접 주인과 대화하며 배울 때와 같은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며 이는 영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엿듣는 조건 실험에서 개에게 장난감을 보여준 뒤 이를 양동이에 넣고,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 장난감에 대한 대화를 엿듣게 한 경우에도, 개들은 대부분 새로운 이름을 성공적으로 학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이 주의 상호작용을 엿듣고 새 이름을 학습할 수 있고, 단어와 물체가 동시에 제시되지 않아도 새로운 단어-물체 대응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드로르 박사는 "적절한 조건에서는 일부 개들이 어린아이들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게 행동한다"며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은 기능적으로 18개월 된 아이들과 유사한 사회·인지적 능력을 지 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엿들은 말을 통해 단어를 학습하는 사회·인지적 능력이 인간에게만 있는 게 아니 라 다른 종에서도 진화, 발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언어 관련 인지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Science, Shany Dror et al., 'Dogs with a large vocabulary of object labels learn new labels by overhearing like 1.5-year-old infants',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q5474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재가 된 꿈] ③ '백약이 무효' 태움 대책…비극은 '현재진행형'
이른바 '태움'(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마땅한 해법 없어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광주 한 병원에서 근무했던 20대 퇴직 간호사 강수빈씨의 극단적 선택은 2019년 서울의료원, 2021년 의정부을지대병원 등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반복된 대책에도 불구하고 태움이 근절되지 않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사라지지 않는 태움…비극은 '현재진행형' 강수빈 간호사 사건은 경찰의 내사와 정부의 엄단 지시로 이어졌다. 경찰은 2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진상 규명에 나섰고, 노동 당국 역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그러나 유족과 동료들의 진술, 휴대전화 기록 등에서 드러난 태움의 실상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배 간호사의 폭언과 공개적 망신, 과도한 업무 통제, 집단 따돌림 등은 과거 유사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문제였다.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는 2021년 신입 간호사가 선배의 태움에 시달리다 병원 기숙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해자의 업무 미숙을 이유로 폭언과 모욕, 신체적 폭행까지 가했던 사건으로, 법원은 가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강박장애 원인 추정 뇌회로 규명…맞춤형 뇌자극 치료 기대"
손을 반복해서 씻거나 샤워를 하고, 가스레인지를 껐는지 또는 현관문을 잠갔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과 같은 강박장애(OCD)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뇌회로가 처음 규명됐다. 포르투갈 샹팔리모 재단 곤살루 코토비우 박사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생물 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에서 병변성 강박장애 사례를 분석, 강박장애와 인과적으로 연결된 뇌회로를 규명하고, 이 회로가 일반적인 강박장애 환자에게도 공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강박장애는 일상생활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신경정신질환이라며 이 연구 결과는 향후 맞춤형 치료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강박장애는 특정 행동에 얽매이는 것과 함께 심한 경우 이런 행동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돼 정상적인 생활과 의미 있는 인간관계 형성,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어려워질 정도로 일상생활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강박장애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rTMS) 등이 사용된다.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은 머리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인 자기장을 가해 표적 뇌 영역의 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연구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