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사지마비 환자 손 움직이고 감각 되찾아"

美 연구팀 "신경계 재연결 유도…장치 꺼도 회복 효과 2년 이상 지속"

 척수가 손상돼 팔과 손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사지마비 환자가 인공지능(AI)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결합해 뇌·척수를 자극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손을 움직이고 촉감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미국 파인스타인 의학연구소 채드 부턴 교수팀은 18일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AI), 척수·뇌 전기자극을 결합한 '이중 신경 우회'(DNB) 시스템으로 완전 사지마비 환자의 손 운동과 촉각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부턴 교수는 "사지마비 환자가 다시 손을 움직이고 감각을 느끼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이는 수백만 명의 마비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수십만 명의 마비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연구와 임상 적용으로 이어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개발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뇌 신호를 읽어 로봇팔을 움직이거나 마비된 근육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촉각을 회복시키거나 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도록 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결합해 뇌와 척수를 동시에 활용하는 이중 신경 우회(DNB)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DNB 시스템은 환자가 마음속으로 마비된 손을 움직이려는 순간 대뇌피질 신호를 실시간으로 해독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전완 근육과 척수에 정밀한 전기 자극을 전달하고 감각피질에도 자극을 가해 환자가 손을 움직이고 손 특정 부위에서 촉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지마비 환자 손 움직임·감각 회복시킨 이중 신경 우회(DNB) 시스템

 또 손이 닿는 촉감을 상상할 때 나타나는 뇌 활동 패턴을 기록한 뒤 이를 다시 감각피질에 재현하는 기법과 척수 전기자극을 함께 적용해 신경가소성을 높이고 손상된 신경회로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DNB 시스템을 다이빙 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13개월간 완전 사지마비 상태로 생활해온 남성(45)에게 적용해 3년간 임상시험을 했다. 이 남성은 팔을 들어 올릴 수도, 손과 손목의 감각도 느낄 수도 없었다.

 이 남성은 DNB 시스템을 적용해 35주간 치료를 받은 뒤 오른팔 근력은 86%, 왼팔 근력은 62% 향상돼 얼굴까지 손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혼자서 코를 긁고 입을 닦을 수 있었고, 컵을 들어 물을 마시거나 스스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DNB 시스템의 AI는 별도 반복 재학습 없이도 5개월 이상 환자의 손 움직임 의도를 최대 84.6% 정확도로 인식했으며, 환자는 손목의 일부 촉각도 회복했고, 운동과 감각 기능의 회복 효과는 자극 중단 뒤에도 2개월 이상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히 기계가 움직임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손상된 신경계의 새로운 연결을 촉진해 장치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운동과 감각 기능이 계속 유지되게 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가 환자 1명에 대한 초기 임상시험인 만큼 다양한 유형의 척수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턴 교수는 "DNB 시스템은 단순히 손상 부위를 우회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신경계를 다시 연결하는 새로운 중증 마비 치료법"이라며 "최근 추적 조사에서 회복 효과가 2년 넘게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Medicine, Chad Bouton et al., 'A neuroprosthesis for restoring hand movement and sensation in a person with complete tetraplegia',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6-044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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