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곰팡이' 칸디다 오리스…"국내 감염자 90일 사망률 46%"

대학병원 3곳 감염 환자 50명 분석…"30일 내 사망률 24%"
"병원 내 감염관리 강화하고 신속한 치료전략 마련해야"

 최근 전 세계 의료계와 감염병 전문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병원균 가운데 하나인 '칸디다 오리스'가 국내 감염 환자에게서 46%에 달하는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9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칸디다 오리스는 병원 안에서 환자와 환자 사이에 빠르게 퍼지는 이른바 '슈퍼곰팡이'로 불린다. 겉보기에는 흔한 효모균의 일종이지만 여러 항진균제가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환자의 피부는 물론 침대와 의료기구, 병실 환경에서도 오래 살아남아 병원 내 집단감염을 일으키기 쉽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균을 '긴급 위협'(Urgent Threat) 병원체로 지정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우선 대응이 필요한 진균 병원체로 분류하고 있다.

 칸디다 오리스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면역력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대부분 큰 문제가 없지만, 중환자나 고령 환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혈액 감염을 일으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심정맥관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카테터 등 침습적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감염 위험이 더욱 높다.

 국제학술지 '진균학 저널'(Journal of Fungi)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에 위치한 3개 상급종합병원 공동 연구팀은 2018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병원 내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으로 진단된 성인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임상 경과와 예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내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24%(12명), 90일 사망률은 46%(23명)였다. 감염 환자 두 명 가운데 한 명 가까이가 3개월을 넘기지 못한 셈이다.

 30일 이내 사망은 나이가 많을수록, 감염 당시 장기부전 정도를 나타내는 점수(SOFA)가 높을수록 증가했다. 반면 적극적인 치료로 30일 안에 혈액에서 칸디다 오리스가 완전히 없어진 환자는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90일 사망에서도 고령이 가장 중요한 독립적 위험 요인이었지만, 감염 후 90일 안에 균을 완전히 제거한 환자는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해외에서 보고된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 환자의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각각 39%, 58%의 사망률이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혈액 속 균을 더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균주 분석에서는 모든 균주가 1차 치료제로 쓰이는 항진균제(에키노칸딘)에 잘 반응했지만, 일부 약물에는 내성을 보여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다만 연구팀은 현재 에키노칸딘 치료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이미 에키노칸딘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가 보고되고 있고, 국내 역시 새로운 내성 균주가 언제든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 내 적극적인 감염관리와 지속적인 감시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세의대 감염내과 구남수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국내에서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의 실제 임상 경과와 예후 인자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첫 다기관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 교수는 "칸디다 오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환자 격리, 의료진의 철저한 손 위생, 병실과 의료기구 소독 등 감염관리 체계가 필수"라며 "고령의 중증 환자라면 적절한 항진균제를 신속히 투여하는 것은 물론 반복적인 혈액 배양검사로 균이 완전히 제거됐는지를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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