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농도 높을수록 소아 백혈병 위험↑

소아청소년 38만여명 분석…초미세먼지 5㎍/㎥ 증가할 때 백혈병 위험 40% 증가
0∼11세 어린이 연관성 두드러져…"성장기 대기오염 노출 줄여야"

 미세먼지는 호흡기와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환경 유해 물질이다.

 이 중에서도 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아주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폐 깊숙이 침투할 뿐 아니라 혈액을 타고 온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미세먼지의 위협이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일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에 따르면 이화여대 의대·서울대 보건대학원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에 등록된 0∼18세 소아청소년 38만4천606명을 대상으로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추적 분석한 결과, 장기적인 초미세먼지 노출이 백혈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특히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은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미성숙 백혈구(림프모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정상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혈액암으로, 1∼4세에서 많이 발생한다. 빈혈로 인한 피로감,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백혈구 감소로 인한 감염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과 환경 노출,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소아·청소년이 거주하는 전국 226개 시·군·구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위성 관측자료와 기상·토지이용 정보 등을 결합한 머신러닝 모델로 추정했다.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매년 1월 1일 기준 거주지역을 새롭게 반영함으로써 이사에 따른 노출 변화의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전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29.6㎍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환경기준(15㎍/㎥)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5㎍/㎥)보다 각각 2배, 6배 높은 수치다.

 또 최대 19년의 추적 기간에 백혈병이 발생한 사람은 총 272명이었다.

 연구팀은 연령과 성별, 소득수준, 거주지역은 물론 감염성 단핵구증·비만·간염 등의 질환과 지역별 흡연율, 인구밀도,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공원 면적 등의 영향을 보정했을 때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5㎍ 높아질 때마다 백혈병 발생 위험이 40%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양상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30㎍을 넘어서는 구간부터 더욱 뚜렷했다.

 연령별로는 0∼11세 어린이에서, 여아보다 남아에서 연관성이 더 컸다.

 질소산화물(NO₂)과 오존(O₃) 등 다른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을 함께 보정하거나 백혈병을 림프구성·골수성으로 나눠 분석해도 초미세먼지와 백혈병 사이의 전반적인 연관성은 유지됐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교통 관련 대기오염물질이 체내에서 산화스트레스와 유전자(DNA) 손상을 일으키고 면역체계를 교란하거나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유발함으로써 백혈병 발생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욱이 어린이는 성인보다 호흡량이 많고 면역체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데다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계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라는 점도 미세먼지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이유로 꼽혔다. 이번 연구에서 0∼11세의 연관성이 가장 크게 나타난 것도 이런 생물학적인 특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장기간의 초미세먼지 노출이 소아 백혈병 위험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어린 연령층을 보호하기 위해 초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려는 공중보건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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