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생쥐에 비만치료제 성분 GLP-1 약물 투여했더니…"수명 92일 늘어"

美 연구팀 "칼로리 제한 효과와 비슷…탐색·기억·혈당 추가 개선도"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세마글루티드)가 생쥐의 노화 관련 기능 저하를 늦추고 수명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대니카 첸 교수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늙은 암컷 생쥐에게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결과 생리 기능과 인지 기능이 개선되고 노화의 여러  특징이 완화됐으며 수명이 대조군보다 92일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여러 연구에서 건강 및 수명 연장과 관련성이 확인된 칼로리 제한과 비슷한 효과로 보이지만 GLP-1 약물은 섭취 열량 감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효과도 보였다며 사람의 노화와 수명에도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장기간의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티드는 음식 섭취량을 줄이며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GLP-1 계열 약물은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여러 신체 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이런 다양한 효과가 왜 나타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20개월령 암컷 생쥐를 세마글루티드 투여군과 대조군, 칼로리 제한군 등으로 나눠 사육하면서 세마글루티드가 노화 생쥐의 수명과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칼로리 제한군과 비교했다.

세마글루티드 투여와 칼로리 제한이 생쥐 노화와 수명에 미치는 영향

 그 결과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생리 기능과 인지 기능이 개선되고 노화의 여러 특징이 완화됐으며, 세마글루티드를 지속해 투여받은 생쥐는 중앙수명이 834일로 대조군(742일)보다 92일, 약 12.4% 길었다.

 또 세마글루티드의 효과가 단순히 음식 섭취량 감소 영향인지 확인하기 위해 음식 섭취량을 24% 줄인 칼로리 제한군과 비교한 결과, 체중과 체지방 감소는 비슷했으나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에서는 칼로리 제한군에서 나타난 금식에 따른 행동·대사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기능 면에서도 두 그룹은 모두 노화에 따른 운동능력과 근육 기능 저하가 완화되는 등 비슷한 효과를 보였으나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탐색 행동과 공간 기억, 혈당 조절에서 치료 시작 당시의 기능 수준을 넘어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에서는 골수 조혈줄기세포 노화 완화, 세포당 재생 능력 향상, 뇌 해마 치아이랑의 신경줄기세포 활동 및 뉴런 형성 증가, 염증과 세포 노화 감소 등 노화 관련 생물학적 변화도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간 유전자 발현 분석에서는 세마글루티드가 염증과 지질대사 관련 유전자 활동을 낮추고 적응면역 반응과 인슐린 반응, 단백질 항상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에서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효과가 확인됐다며 이는 세마글루티드가 단순한 섭취 열량 감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노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로리 제한은 섭취 열량을 줄여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연구돼 왔지만 장기간 실천은 어렵다며 이 연구는 세마글루티드가 칼로리 제한의 이점을 모방하는 약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첸 박사는 "GLP-1 약물이 작용하는 생물학적 경로와 그 경로에서 비롯되는 구체적인 이점을 밝히는 것은 수명 연장 중재법 연구의 중요한 방향"이라며 "이 결과가 향후 연구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임상 연구에서 건강한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세마글루티드의 이점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GLP-1 약물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Danica Chen et al., 'Late-life semaglutide treatment slows ageing and extends lifespan in female mic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9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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