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억제제가 각막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각막염은 눈의 검은자 부위를 덮고 있는 투명한 각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력 저하, 통증, 충혈, 이물감, 눈물 흘림,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치료에는 점안액이 투여되지만,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는 각막 이식이 필요하다. EGFR 억제제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등 여러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폐암 환자가 이 항암제를 사용하면 안구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례 보고서들이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의 케빈 마 역학 교수 연구팀이 2003~2023년 사이 폐암 진단을 받은 성인 환자 138만8천108명의 트리네트엑스(TriNetX)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최근 보도했다. 이 중 2만2천225명(평균연령 69.7세, 여성 62.8%)이 EGFR 억제제 치료를 받았다. EGFR 억제제가 투여된 환자는 향후 20년 사이 최초 각막염 발생률이 1.12%로 EGFR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의 0.74%보다 상대적으로 상당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해 초 800개 가까운 인기 의약품의 가격을 올리며 '연례행사'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보름 동안 유명 비만 치료제들을 비롯해 널리 사용되는 775개 브랜드 약품(brand-name drugs)의 가격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WSJ은 비영리 의약품 가격 분석 단체 '46브루클린 리서치'(46brooklyn Research)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제약회사들은 중간값으로 4.5% 인상했지만, 일부는 10% 이상 올렸다. 중간값 4.5% 인상은 지난해 12월 3.4%까지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율보다 높다. WSJ은 이런 인상이 미국 연방정부가 의약품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조처를 마련하는 가운데 이뤄져 업계에 대한 정밀 조사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상에서 눈에 띄는 것으로는 비만치료제들로 쓰이는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가 꼽혔다. 체중 감량을 위해 복용하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가격은 한 달 분량 기준으로 거의 970달러(130만원)에 달해 3.5% 올랐다. 역시 체중 감량에 널리 사용되는
국내 연구진이 기존 항암제 부작용과 내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표적 항암제를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연구소기업인 단디큐어 연구팀과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프로탁 약물 기술을 적용한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의 일종인 프로탁은 항암제 반복 투여로 인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약물 개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프로탁의 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비소세포폐암은 암 생존에 필수적인 폴로유사인산화 단백질1(PLK1)이 정상세포보다 20배 이상 과발현된다. 지금까지 PLK1을 대상으로 한 신약 개발 연구가 많이 이뤄졌지만, 부작용(독성)이 발생해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실험용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프로탁 약물 투여군의 비소세포폐암 크기 성장이 최대 70% 억제됐고, 현재 사용 중인 표적 약물 치료제와 함께 투여하면 약물 효과가 더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보통 10∼13개월 정도로 알려진 항암제 내성이 일어나는 기간을 2년 이상 늘릴 수 있고, 생존 기간도 지금보다 3배 이상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
전국 약국의 97%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 품목이 3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대한약사회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동향과 의약품 균등 공급 정책에 대한 약사 여론을 확인하고자 지난달 20~22일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균등 공급 사업은 약사회가 제약사, 유통협회 등과 협력해 의약품 증산량의 일정 비율을 부족을 호소하는 약국에 우선적으로 균등하게 분배하는 제도다. 전국 개국 약사 회원 2만2천535명 가운데 2천79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우선 설문 당시 약국에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이 몇 품목인지를 묻자, 37%(1천40명)의 응답자가 '11개 이상'이라고 답했다. '7~10개'라고 답한 응답자와 '3~6개'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844명과 835명으로 약 30%씩을 차지했다. 의약품 균등 공급 사업의 실효성에 대해선 36%(1천21명)의 응답자가 '별로 도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라는 답변은 27%(742명), '그렇다'고 답변한 비율은 23%(632명)이었다. 약사회는 불만족 이유의 대부분은 균등 공급 의약품의 수량이 적기 때문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을 지속하는 것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84%(2천333명)가
항암 신약 개발 기업 HLB[028300]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간암 환자의 간 기능에 상관 없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암학회(ASCO)의 소화기암 전문 심포지엄 'ASCO GI' 발표에 앞서 이날 초록으로 공개됐으며, 2022년 발표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라고 HLB는 전했다.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를 통해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리보세라닙은 미국 어드밴첸 연구소의 폴첸 박사가 개발한 항암제로서 엘레바가 글로벌 판권(중국 제외)을 인수했으며, 항서제약이 개발한 캄렐리주맙 역시 엘레바가 글로벌 판권(한국·중국 제외)을 인수한 바 있다. 현재 항서제약은 중국에서 리보세라닙 단독요법 치료제를 위암 3차 치료와 간암 2차 치료제로 판매 중이며, 간암 1차 치료제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치료제를 판매하는 중이다. 연구는 독일 하노버의대 안트 보겔 교수가 주도했으며 스티븐 찬 홍콩 중문의대 교수, 안리청 타이
대표적 제산제 겔포스가 익숙한 종래의 사각형 포장을 변경해 세로로 긴 스틱형 포장으로 완전히 바뀐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기존 사각 형태 패키지로 만들던 겔포스엠을 스틱형 패키지로 바꿔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보령측은 자체 소비자 조사에서 참여자의 92.5%가 사각형 패키지보다 스틱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사각형 패키지는 입 주변이 찔릴 수 있거나 내용물을 남김없이 짜서 먹기 어려울 수 있는데 스틱형은 쥐기 쉽고 한 번에 섭취하기 편하다고 회사는 전했다. 겔포스엠은 1975년 출시된 겔포스를 개량한 것으로 주성분 인산알루미늄에 수산화마그네슘과 시메티콘을 추가해 변비나 설사 등 부작용 위험을 줄이고 가스 생성에 따른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이다. 겔포스에 소화 효능을 강화한 제품 겔포스엘은 애초 스틱형으로만 출시됐다. 겔포스엠과 겔포스엘로 구성된 겔포스 브랜드는 지난 5년간 일반의약품 제산제 부문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1~11월 전년 동기 대비 9.8% 매출 성장을 보였다고 보령 측이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를 인용해 전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이어지고 각종 호흡기감염병이 확산되자 일선 약국을 중심으로 '약 품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성분명으로 약을 처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분명 처방이란 특정 의약품의 상품명이 아니라 약물의 성분명으로 처방하는 방식이다. 성분명 처방이 이뤄지면 다수의 복제약이 출시된 원본 의약품의 경우, 약국에서 성분이 같은 어떤 약을 조제해도 무방해진다. 15일 의약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감기약과 독감 치료제 등이 수급난을 겪자 약사들은 성분명 처방 제도를 도입해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년 감기·독감 시즌마다 수급난이 심한 약품으로는 오셀타미비르 성분의 독감 먹는치료제 '타미플루',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들 약품이 부족해지자 증산을 전제로 한 약가 인상, 국가 비축분 투입, 수입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약사단체는 문제의 근본 해결책으로 성분명 처방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수요가 많은 해열제 등은 시중에 제네릭(복제약)도 많이 나와 있는 만큼 성분명처방 제도를 도입하면 수급 불안정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성균·김홍기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생체모사 장기 칩(Organ-on-a-chip)을 통해 인체 내 만성염증 환자의 염증 분석과 치료제 효능 평가에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장기 칩은 다양한 인체 유래 세포들을 동전 크기 미세 유체 칩의 3차원 환경에서 배양해 복잡한 인체 장기를 따라 할 수 있게 하는 체외 플랫폼 기술이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 없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장기 칩을 새롭게 설계·제작했다. 칩의 일부 구획을 의미하는 '채널'과 '채널' 사이 물리적 구조가 없어 세포 이동을 관찰하기 쉽다. 연구팀은 이 장기 칩에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환자 혈장을 주입해 인체의 선천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가 혈관 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호중구의 이동 수량과 거리를 정교하게 비교하고 염증 수준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주로 상용 장기 칩을 이용해 호중구 이동을 유도하거나 이를 관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 장기 칩은 하나의 칩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어 약물의 비교 평가에도 적합하다. 이를 통해 환자의 염증 수준 분석이 가능하고, 동물실험을 대체해 만성염증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는 가운데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고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설립한 신약 개발 기업 아이소모픽은 지난 7일(현지 시각)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노바티스와 저분자 화합물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계약 규모는 각각 최대 17억 달러(약 2조2천329억원), 12억 달러(약 1조5천762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고도화하며 다수의 AI 신약 개발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인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I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질환 맞춤형 약물 개발까지 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해 임상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자는 AI를 활용한 임상 계획 설계, 데이터 분석 등으로 약 11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데이터 고립 문제, '사일로'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