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코로나19 빨리 안 잡으면 연휴 지나 굉장히 위험"

2020.08.14 22:45:14

감염병 전문가 4인 제언…"수도권은 거리두기 2단계로 높여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4일 100명을 다시 넘어서면서 가을 전 대유행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가 속출하고, 이들이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에서 전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광복절 연휴(8.15∼17)가 지나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백명대로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휴에 인구 이동량이 많아지면 감염 확산 범위가 넓어지고,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광복절 연휴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재 1단계에서 2단계로 높여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바이러스 활동성이 높아지는 가을·겨울철에 대유행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 4인이 14일 제시한 상황진단과 제언이다.

  ◇ 이재갑 교수 "즉각 거리두기 강화하고 소모임 규제해야"

 이번 주 초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광범위하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역학조사도 어려운 사정이다. 지금 수준에서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광복절 임시공휴일 등 연휴도 있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가 200∼300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최소 1∼2주 안에는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

 수도권 지역에서 본인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다른 지역으로 연휴를 갔다가 돌아오면 그 지역 내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수도권에서 한번 발생하면 지방으로 바로 옮겨간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광복절에 예정된 집회 및 종교시설 소모임을 금지해야 한다.

 광주에서 확진자가 늘어날 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했다. 반발도 있었지만 금방 안정됐다. 

 시기를 놓치면 확산 추세를 꺾는 데에 더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또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수 십명 나오게 되면 역학조사가 더 힘들어지고, 통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 김우주 교수 "9월에 확진자 늘 가능성…치료제·백신 등 브레이크 없어"

 9월이 되면 하루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신종플루 때도 여름에 소강했다가 가을·겨울에 확산하다가 10월 말 11월 초에 정점을 찍었다. 그때는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있었고, 백신 접종을 하면서 그나마 위기를 넘겼는데 지금은 브레이크 장치가 없어서 걱정이다.

 최근 휴가철 동안 비가 잦아 실내에서 모임을 갖는 사례가 늘어나고,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면서 확진자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 광복절 연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수도권이라도 한시적으로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려야 한다. 수도권 곳곳에 은밀한 전파가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깜깜이 환자가 많은데 누가 감염자이고 누가 감염원인지 겉으로 모르는 '눈먼자들의 도시'와 같은 상황이다.

 ◇ 최원석 교수 "이 수준으로 가을로 넘어가면 위험"

 현재는 여름이라서 그나마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50∼100명대일 수도 있다. 9∼10월이 되면 온도도 내려가고 습도도 낮아지는 등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확진자 증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현재 연휴를 앞두고 있어 발생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 이 시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9월로 넘어가게 되면 굉장히 위험하다.

 또 중요한 것은 감염경로가 확인된 환자가 얼마나 있느냐다.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데,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 비율이 높아진다면 더욱 위험하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어디에선가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퍼질 위험이 있다.

 ◇ 기모란 교수 "이동량 늘면 확산규모 증가…소모임 세밀한 조치 필요"

 지금껏 코로나19가 보인 (전파) 특성을 보면 사람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한다.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어났다 싶으면 확진자 규모가 늘고, 이동량이 감소하면 다시 규모도 줄어든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뉴노멀'을 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확진자 규모가) 다시 원상 복귀하는 것 같다.

 최근 여름 휴가철인 데다 덥고 습해서 마스크를 쓰기 힘들고 비가 많이 와서 사람들이 실내로 들어갔다. 이런 것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는 조건이 되는 듯하다. 결국 '지인 간 소모임'이라는 특성이 있다.

  아는 사람끼리 모여서 오래 이야기하면서 생기는 문제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공공시설 닫는 조치는 의미가 없고 보다 세밀한 조처가 필요하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Copyright @2015 MEDIAON Corp. All rights reserved.

휴먼메디저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941, 2층 101호(영화동 동성영화타운) 발행인 : 김상묵 | 편집인 : 김상묵 | 전화번호 : 031-253-6000 등록번호 : 경기,아52363 등록 연월일 : 2019.10.25 발행연월일 : 2019.10.26 Copyright HUMANMED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