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환자에 따라 중증도가 크게 엇갈린다.
어떤 감염자는 심한 호흡곤란과 고열 등에 시달리다 생명까지 잃는데 다른 다수의 감염자는 가벼운 증상만 겪는다. 심지어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 감염자도 상당수에 달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항체 형성을 방해하는 특이한 면역 반응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발병 초기에 생성되는 신종 T세포 그룹(novel T cell subset)이 B세포를 죽여 항체 생성을 교란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비자야난드 교수팀은 면역학에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을 도입한 선도적 연구 그룹이다.
사람에 따라 다른 바이러스 면역 반응을 유전자 발현 패턴으로 알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CD4+ T세포에 의해 발현되는 RNA 분자를 이 기술로 분석했다.
CD4+ T세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탐지하는 데 특화된 면역세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부터 환자의 샘플을 모아 최종 40명에 대해 CD4+ T세포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은 중환자 22명(응급실 치료 9명 포함)과 가벼운 증상의 환자 18명으로 구성됐다.
바이러스 침입에 맞서 싸우는 T세포는 유형별로 고유의 역할이 있다.
예를 들면 헬퍼(helper) CD4+ T세포는 감염 사실을 알려 다른 면역세포를 불러 모으고, TFH 세포는 B세포에 신호를 보내 항체를 만들게 하고, 조절 T세포(Tregs)는 다른 T세포의 자가면역 반응(자기 세포 공격)을 막는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세포 독성을 가진 신종 TFH 세포 수치가 높아 감염증이 더 악화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TFH 세포는 원래 B세포의 항체 형성을 돕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세폭 독성을 가진 이 TFH 세포는, 선행 연구에서 B세포를 죽인 세포와 매우 흡사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이런 TFH 세포를 가진 코로나19 환자는 신종 코로나 특정 항체(SARS-CoV-2-specific antibody)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독성 TFH 세포가 보여 주는 유전자 특징은, 기능 이상을 일으켜 B세포의 항체 형성을 돕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