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용꿈인 줄 알았지만, 깨고 나면 모두…'개꿈'

2024.04.27 08:38:13

 어느 날 꿈에 조상님이 나와 대뜸 숫자를 불러주기 시작한다.

 '말로만 듣던 로또 꿈이구나' 싶어서 필사적으로 숫자 6개를 외우던 중 커다란 시골 똥개가 지나간다면?

 그렇다. 오늘 꾼 꿈이 결국 개꿈이란 뜻이다.

 웹툰 '개꿈'은 제각기 이루어질 수 없을 허황한 꿈을 꾸는 청춘 남녀들의 속물적인 생각을 그려낸 작품이다.

 하나는 1년째 잠자리 파트너인 경준, 또 하나는 재수생이자 7살이나 어리지만 자신을 좋아하는 준수다. 준수의 숙맥 같은 모습을 귀여워하면서도, 빛나는 온갖 핑계를 대면서 경준과의 관계를 놓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경준은 누구나 돌아볼 만큼 잘생긴 외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팔로워 21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인플루언서 경준은 여자친구에게 기생해 화려한 삶을 산다.

 상대는 경준이 요즘 가장 공들이는 재벌 3세 차현주다.

 현주는 경준에게 월세 300만원짜리 집을 얻어다 주고, 때때로 데이트를 즐긴다. 하지만, 현주 역시 친오빠를 괴롭히기 위해 경준을 이용할 뿐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4명의 남녀가 '개꿈'의 이야기를 끌어간다.

 20대 남녀 4명이 나오지만, 사각 관계는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들 사이에 사랑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다.

 경준에게 여자친구 현주는 소중한 돈줄이고, 빛나는 훌륭한 몸매의 파트너다.

 빛나 역시 준수를 만나 자존감을 채우고, 경준과 자면서 기분전환을 한다.

 이 작품은 최근 주목받는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장르 웹툰의 대표주자다.

 빛나는 현주의 SNS 계정을 염탐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리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공무원 시험 접수만 한 채 끝없이 자기합리화한다.

 경준은 명문대 지방캠퍼스에서 제적당했지만, 여자친구에게는 명문대 졸업생이라고 속여왔다.   갑자기 지방캠퍼스가 통폐합되면서 진짜로 명문대생이 될 길이 열리자 SNS를 싹 정리하고 복학 신청서를 낸다.

 이처럼 판타지 요소를 쏙 뺀 적나라한 현실 묘사는 때로는 불쾌하게까지 느껴진다.

 제목이 '개꿈'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개꿈은 특별한 내용도 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을 뜻한다.

 용이나 돼지가 나오는 길몽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개가 나오면 모조리 개꿈으로 치부되는데, 이처럼 허황하고 물거품이 될 희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제목처럼 작중 등장인물들은 모두 헛된 희망을 품고 있다.

 재벌 3세 현주를 발판 삼아 한탕을 하겠다는 경준의 꿈, 잘생긴 경준과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다는 빛나의 꿈 등이 그렇다.

 이들의 꿈은 제목처럼 결국 이루어지지 못할 테지만, 한껏 부풀었던 꿈들이 어떻게 부서질지 궁금해진다.

 이 작품은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열람할 수 없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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