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외과계 학회들이 성인 환자에 비해 노동강도·위험도·난도 등이 높은 소아 환자 수가를 인상해 '소아외과 기피 현상'을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소아외과계 학회와 연구회 등이 참여하는 대한소아청소년외과의사연합은 26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심포지엄을 열었다.
첫 번째 세션인 '붕괴된 소아외과계, 정책적 개선방향을 제시한다'에서 발표에 나선 박성찬 대한소아비뇨의학회 이사는 소아비뇨 수가 체계의 문제점으로 "성인 수술 대비 낮은 수가, 적용가능한 수가 코드 부재, 소아 수술 난이도 반영의 한계" 등을 들었다.
신창호 대한소아청소년정형외과학회 보험위원도 "현 의료체계에서 수술료는 철저하게 성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며, 소아정형외과 수술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코드가 없는 것이 많다"고 비판하며 수술료 수가 코드를 정비하고 삭감이 잦은 수술료 심사 절차를 개선해야 의료진의 기피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가를 결정하는 구조에서 소아외과 계열 '상대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대가치 점수란 현행 행위별수가제의 근간이 되는 의료 행위별 가격을 말한다.
장지호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이사는 "소아 진료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지만 이러한 업무량에 대한 대상화·측정방법이 없다"며 성인 기준으로 계산된 의사업무량이 소아 관련 업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발표 이후 토론 세션에서는 수가 인상뿐 아니라 소아외상 응급의료체계를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장(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은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가 다쳐 신속한 봉합수술이 필요한데도 주변 응급의료센터에서는 전문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진료를 거부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소아외과 세부 과목별로 수가를 인상하는 게 필요하겠지만, 이런 급성기 소아외상 환자가 집 주변 병원에서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소아외과 진료를 포함하는 응급의료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