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수련병원' 논란…서울대병원 이어 삼성서울·세브란스로 확산

2019.12.26 06:16:28

바쁜 진료과에 인턴 보내는 오랜 관습이 만들어낸 문제
대전협 "인턴은 '값싼 노동력' 인식 탓"…복지부, 뚜렷한 대책 없어

 대부분의 수련병원 인턴들이 필수과목을 이수하지 못하고 수련을 마친다는 지적이 서울대병원에서 처음 나온 이후 다른 대학병원으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인턴을 필수 진료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 배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 근무표는 보통 병원 교육수련 담당 부서에서 짜는데 필수과목인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대신 정형외과, 내과 등의 진료과 근무를 넣는 방식이다.

 인턴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 내과(4주 이상) ▲ 외과(4주 이상) ▲ 산부인과(4주 이상) ▲ 소아청소년과(2주 이상) 수련을 받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앞서 적발된 서울대병원과 마찬가지로 소아청소년과 대신 소아정형외과, 소아흉부외과 등에서 근무하도록,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내과, 응급의학과를 동시에 돌도록 근무표를 짰다.

 의료계는 '곪았던 문제가 터졌다'는 분위기다. 인턴의 필수과목 미이수는 몇몇 수련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계의 오래된 관행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인턴은 보통 각 수련병원에서 일손이 가장 부족한 진료과에 주로 배치된다"며 "어떤 수련병원이든 인턴 근무표를 들여다보면 비슷한 문제가 발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턴을 수련 대상이 아닌 값싼 노동력으로 여기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턴 1년은 수련을 받기보다는 우편배달, 콘퍼런스 준비 등 온갖 잡일을 하는 시기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이런 상황을 알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논의 후 전국 수련병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지, 규정 위반 수련병원에 대해 전공의 감축 등의 페널티를 적용할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수련환경평가를 시행했다"며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문제뿐 아니라 여러 규정 위반이 발견된 만큼 개선책을 함께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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