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600명대 급증…실기하지 말고 4차유행 저지선 구축해야

  • 등록 2021.04.07 23: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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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전날 478명이던 신규 확진자 숫자는 7일 0시 기준으로 500명대를 훌쩍 건너뛰어 600명 후반대로 올라섰다. 600명대로의 회귀는 48일 만이며, 일일 확진자 발생 규모는 1월 8일(674명) 이후 89일 만에 가장 많다고 한다.

  지역 발생 분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63.2%, 비수도권은 36.8%로 나타나 감염 확산의 전국화 현상도 점차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지난해 12월 말과 올해 1월초 사이에 정점을 이뤘던 제3차 대유행이 그런대로 통제 범위 내에서 관리되어 오다가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큰 파동을 그리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가파른 상승은 이미 300명대에서 500명대로 확진자 수가 늘어나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때부터 감지된 징후이기도 하다. 나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신화를 입증이라도 하듯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이 지난주 경고음을 낸 지 얼마 되지 않아 700명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확진자는 순식간에 불어났다.

  3차 유행 과정에서 경험한 학습효과로 미뤄볼 때 확진자 숫자가 1천 명대를 넘나드는 위기 상황이 코앞에 닥친 듯한 불유쾌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확진자의 급증은 '제4차 유행'이라고 조만간 명명될 수도 있는 방역위기 상황이 우리 생활 주변을 배회하며 본격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국도 7일 4차 유행 가능성이 커졌다고 확산세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모든 모임의 취소와 연기까지 당부하고 나섰을 정도다. 종교시설 등에서 뭉텅이 감염이 발생했던 종전의 유행과 달리 이번에 닥친 감염 확산은 생활 속에 파고들어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확진자들을 늘려나가는 패턴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자 문제다. 목욕탕과 노래방에서부터 실내체육시설과 직장에 이르기까지 생활 감염이 주조를 이루다 보니 그만큼 핀포인트 방역이 쉽지 않다.

 여기에다 행락철을 맞아 이동량의 급격한 증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느슨해진 방역 긴장감 등도 방역 전선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요즘 산과 공원에서의 꽃구경은 물론 보복 소비심리로 백화점 등 상가에 사람들이 몰리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도심의 식당과 카페에서도 많은 손님이 가깝게 붙어 앉아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장기화한 방역 피로감에 따른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일상 복귀이자 '작은 사치'이겠지만, 코로나 방역 측면에선 심리적 방어선에 구멍이 뚫린 아찔한 상황의 연속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런 유행 확산세를 고려해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9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1주간 확진자 추이를 보면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 시도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기간에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523.7명으로, 2.5단계 기준에 이미 진입한 상태였다.

 당국이 그간 발 빠른 선제 대응보다는 단계조정을 주저하며 반박자 늦은 태도를 보인 게 일을 키웠다는 비난을 들어도 변명할 여지가 없게 됐다. 물론 거리두기의 재강화는 모처럼 활력을 되찾은 자영업자들에게 또다시 엄청난 고통 감내를 강요하는 조처여서 정책선택에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

  또한 1년여간 활동을 크게 제약받아 피로감이 쌓인 시민들 입장에서도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선택지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에 견주어 볼 때 거리두기 강화를 통한 확산 저지 이외에는 당장 마땅히 강구할 효율적인 수단이 없어 보인다. 백신접종이 상당 수준까지 이뤄진 상태라면 거리두기의 현 상태 유지가 어느 정도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접종률이 턱없이 낮다.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서는 상반기까지는 민관이 협력하지 않으면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지치고 힘들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잠시 일상보다 방역을 앞에 놔야 할 시점이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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