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도 감염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자, '감염 취약층'으로 꼽히는 60대 이상 등에 대해 추가접종을 앞당겨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60대 이상은 다른 연령층보다 먼저 백신 접종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접종 효과가 떨어져, 이들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을 완료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앞당겨 시행하면 면역을 다시 높이고, 이로 인해 돌파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78.4%로 80%에 근접하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3천명을 넘었고 중환자 수도 늘면서 의료체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추진단은 접종완료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방역상황이 안정화되지 않는 이유로 우선 '고령층 중심의 돌파감염 증가'를 꼽았다.

 지난 6일 기준 인구 10만명당 돌파감염 발생률은 전 연령층에서 99.2명인데 60대에서는 150.1명, 70대 153.0명, 80대 이상 183.4명으로 크게 높아진다.

 확진자 가운데 중증이환률과 치명률이 높은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중환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넷째 주 333명에서 이달 첫째 주 365명, 이달 둘째 주 447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위중증 환자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달 둘째 주 64.7%, 넷째 주 74.2%, 이달 둘째 주 82.1%로 늘었다.

 당국은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기본접종 완료 뒤 4개월 이후부터 돌파감염 발생률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면서, 추가접종 시점을 기본접종 뒤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겼다.

 또 백신 접종효과 감소와 겨울철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자 50대 등에 대해서도 기본접종과 추가접종 간격을 최소 5개월로 1개월 단축했다.

 당국이 실제 국내 20∼59세 접종완료자 44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를 유도하는 항체인 '중화항체'의 값을 분석한 결과 모더나(100명), 화이자(100명), 얀센(50명), 교차접종군(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화이자 2차 접종, 99명)에서 거의 대부분 항체가 형성됐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항체값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모더나, 화이자의 경우 접종완료자 모두에게 항체가 형성됐고 아스트라제네카, 교차접종군에선 99%에게, 얀센 접종자 중에서는 90%에게 항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항체가(항체값)는 모더나 접종군에서 가장 높았고 교차접종군, 화이자 접종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 얀센 접종군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접종완료 뒤 시간이 지나면서 항체는 줄어 추가 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자 접종군에선 접종완료 뒤 5개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에선 접종완료 뒤 3개월 시점까진 항체값이 어느정도 유지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국내에서 우세종이 된 '델타형 변이'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효과가 급감하는 것도 확인돼, 지금의 유행을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델타형 변이에 대해 최대 항체값이 절반 정도로 감소했고 교차접종은 40%, 모더나는 37%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화이자는 16%, 얀센은 14% 정도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단은 이런 근거를 들면서 60세 이상과 50대 연령층에 대해 재차 추가접종을 권고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60세 이상 화이자 백신 접종완료자 113만8천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추가접종 완료자(접종후 12일 경과)는 기본접종만 실시한 사람에 비해 추가접종 시 확진율은 10분의 1, 중증화율은 2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추가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은 2차 접종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현재 각국에서도 기본접종 효과를 높이기 위한 추가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기본접종 뒤 5개월 이후 12세 이상 접종완료자에게 추가접종을 권고하고 있고, 스웨덴은 16세 이상 접종완료자에 대해 6개월 이후 추가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 기간을 5개월로 단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