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부터 13∼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도 무료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증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기존의 12세를 대상으로 하던 HPV 접종 국가 지원 대상을 13∼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까지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9년 1월 1일∼2010년 12월 31일 출생자인 12세 이외에도 2004년 1월 1일∼2008년 12월 31일 출생 여성 청소년 29만명, 18∼26세(1995년 1월 1일∼2003년 12월 31일 출생자) 저소득층 여성 10만명이 국가 지원을 받게 됐다.
지원 대상은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한다. 1995년생은 올해 1차 예방접종 후 2, 3차 접종 일자가 내년으로 넘어가더라도 첫 접종일자로부터 12개월 이내라면 비용이 지원된다.
이미 접종을 받았다면 기접종 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남은 접종 횟수를 지원받는다.
저소득층의 경우 접종 당일 기초생활보장 급여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확인 서류를 보건소나 지정의료기관에 제출하면 된다.
지원 백신은 HPV 2가·4가 백신 두 종류다.
질병청은 "HPV 백신의 경우 4가는 만 9∼26세, 2가는 9∼25세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연령 범위가 넓기 때문에 대상 연령 확대 요청이 꾸준히 있었다"며 "특히 HPV 백신이 타 백신보다 고가이므로, 저소득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HPV 백신의 평균 접종비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4가가 16만7천551원, 9가가 20만4천497원이다.
HPV 예방접종은 연령과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횟수와 간격이 다르다.
HPV 2가 또는 4가 백신을 처음 접종한 나이가 만 9∼14세인 경우, 1차 접종 기준으로 6∼12개월 이내에 2차례 접종을 받아야 한다.
만약 만 14세에 첫 접종을 받아 2차 접종 시기가 만 15세 이후로 늦춰졌다고 해도 접종은 총 2회로 끝난다.
1차 접종 연령이 만 15세 이상일 경우에는 총 3차례 접종을 받게 되는데, HPV 2가 백신은 첫 접종 후 1개월 후, 2차 접종 후 6개월 간격으로 접종한다.
HPV 4가 백신은 각각 2개월 후, 6개월 후 접종을 받아야 한다.
당국은 HPV 예방접종 시,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구인두암, 항문-생식기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HPV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감염된 후에는 접종으로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감염 전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019년에 3천273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을 받았고, 898명이 같은 질환으로 사망했다"며 "더 많은 여성과 청소년들의 건강이 증진될 수 있도록 HPV 예방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예방접종 후 접종 부위의 통증 및 부기, 발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체로 수일 내에 사라진다.
당국은 HPV 백신이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된 2016년 6월 이후 214만건의 접종이 이뤄졌고, 176건의 이상 반응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접종 후 심인성 반응으로 인한 일시적인 실신 및 실신 전 어지러움(68건)이었으며, 나머지는 알레르기 및 피부 이상반응, 발열, 두통 등으로 중증 이상반응 사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