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요양병원·시설에 공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접종용 백신의 절반가량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병원과 시설 내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접종 계획이 연기되고 대상자가 줄어든 사이 백신 유통기한이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2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1∼25일 도내 요양병원·시설에 공급된 4차 접종용 화이자 백신 2천994바이알의 사용기한이 이달 25일 만료됐다.
해동한 화이자 백신은 한 달가량만 보관이 가능하다.
쓰지 않아 폐기해야 할 분량이 전체의 49%인 1천469바이알(요양병원 493바이알·요양시설 976바이알)에 이른다.
1바이알당 6명까지 접종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8천814명분이다.
백신이 이렇게 남아돈 이유는 다수 병원과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확진·격리자들을 접종할 수 없게 된 영향이 크다.
실제 최근 일주일 사이 보고된 도내 요양병원·시설 주요 발생사례를 보면 14곳 490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를 포함한 도내 4차 접종 대상자 5만4천790명 중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전날까지 18.9%(1만360명)에 그친다.
방역당국은 백신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와 격리자를 제외한 나머지 대상자에게 신속히 접종하고, 유효기간 내에 소진이 어려우면 다른 접종기관으로 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수급이 원활한데다 접종을 거듭하면서 4차 접종 참여율이 저조해 타 기관 분산 배정을 통한 소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중앙정부가 실제 수요조사 조사 없이 3차 접종에 준해 백신을 배정하면서 과잉 공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 관계자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접종을 거듭하면서 백신은 여유 있는데도 맞으려는 사람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며 "접종을 유도해 폐기량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 89.4%, 2차 88.5%, 3차 67.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