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어떤 질환인가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질병이 처음 알려진 2011년에는 치사율이 30%에 가까워 일명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렸지만, 이후 사망률은 6% 정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 감염되면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나요?
원인불명의 발열과 식욕저하, 구역, 구토, 설사, 복통 등 소화기 증상입니다. 이와 함께 두통, 근육통, 신경증상(의식장애, 경련, 혼수), 림프절 종창, 출혈, 혈소판감소, 출혈,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만으로는 ‘신증후군 출혈열’과 같은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 질환이나 ‘쯔쯔가무시증’과 구별이 어려워 확진 검사를 통해 구별 가능합니다.
3. 확진 판정을 위해 어떤 검사를 진행하나요?
SFTS 관련 증상이 발생한 경우 주로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거나 유전자를 검출하여 진단합니다. 환자에 따라 물린 진드기를 가지고 내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진드기 종류와 SFTS를 보유한 진드기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혹 진드기에 물린 후 증상 발생 전에 병원에 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경과를 관찰한 후 진단할 수 있도록 설명합니다.
4. SFTS는 처음에 어떻게 발견되었나요?
2009년 봄부터 여름까지 중국 동북부지역에서 원인 불명의 발열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습니다. 2년간의 역학조사를 거쳐 2011년 SFTS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처음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한국, 중국, 일본에서만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 경북 지역의 발생 빈도가 높고 경기도는 전국 평균보다 적게 발생합니다. 주로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고연령층, 50대 이상에서 발생합니다.
5. 특히 감염에 주의해야 하는 장소나 계절이 있나요?
국내에서 SFTS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작은소참진드기는 뚜렷한 지역 차이 없이 산간 및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합니다. SFTS는 사람의 접촉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없어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로 등산, 봄나물 채취 등 야외활동에서 반복적으로 진드기에 노출될 경우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진드기의 활동이 왕성한 4~10월에 환자가 발생합니다.
6. SFTS 확진을 받으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치료 후 관리방법도 알려주세요.
아직까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만 효과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증상에 따라 치료합니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경과만 관찰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진드기가 피부에 남아있다면 핀셋으로 제거한 후 소독을 해야 합니다. SFTS 바이러스는 산이나 열에 약해, 일반 소독제인 알코올이나 주방용 세제, 자외선 등에 노출되면 감염력을 잃습니다.
7. 야외활동 중, 혹은 귀가 후에 주의할 점을 알려주세요.
진드기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진드기의 활동이 왕성한 4~10월 사이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은 곳에 들어갈 때에는 긴 소매, 긴 바지,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합니다. 야외 활동 후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꼭 확인하고, 옷을 꼼꼼히 털고, 귀가 후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외활동 시 기피제를 사용하면 일부 도움이 되나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8.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감염될 수 있나요?
작은소참진드기는 소, 말, 개, 고양이, 사람 등 포유류와 새를 흡혈하는데 한 번 흡혈하면 숙주에서 떨어졌다가 다른 숙주에 붙어 다시 흡혈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동물도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개, 소, 돼지 등에서 SFTS 바이러스 항체도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동물에서 사람과 유사한 증상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9. 만약 SFTS에 감염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된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진드기에 물렸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진드기를 제거하고 소독을 받습니다. 진드기는 물면서 피부에 단단히 고정돼 수일에서 수주간 흡혈합니다. 손으로 무리하게 당기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을 수 있어 핀셋 등으로 깔끔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10. SFTS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는 무엇이며,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최근 ‘진드기에 물렸다’고 걱정하며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 서식하는 진드기 중 극히 일부만 SFTS 바이러스를 보유했기 때문에 물린다고 해도 대부분 SFTS에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드기에 물린 뒤 잠복기인 6~14일 이내에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글]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허중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