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 수준을 높이고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계가 힘을 모으고, 정부는 5년간 800억여원을 투입해 측면 지원에 나선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바이오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가 이날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는 정부가 새로 마련한 '연대·협력 산업전략'에 따라 추진된 첫 번째 사례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바이오 소부장 수요기업 13개사와 아미코젠·동신관 유리공업·에코니티·제이오텍 등 공급기업 42개사가 참여하며, 한국바이오협회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협의체 운영을 지원한다.
공급기업이 수요기업 요구에 맞는 수준으로 품목을 개발하면, 수요기업이 실증테스트와 기술자문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2019년 기준 2조6천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늘었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부자재·장비는 국산화율이 16.5%에 그쳐 여전히 글로벌 기업 제품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상황이다.
협의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면 바이오 소부장 기술력 강화를 통해 수요기업이 탄력적이고 안정적으로 원부자재·장비를 확보함으로써 생산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급기업은 핵심기술 개발 및 트랙레코드(실적) 확보로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산업부는 바이오 소부장 업계의 연대·협력에 대한 마중물로서 필터·배지·바이오리액터 등 16개 소부장 개발에 향후 5년간 85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향후 기술개발 협력 품목을 확대하고 수출, 투자유치 등으로 연대·협력 분야를 다변화하는 등 협의체 활동 범위를 계속 넓혀 기업 애로 해소 창구로서 기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장관은 발족식 격려사에서 "연대와 협력의 첫 번째 사례로 바이오 소부장 협의체를 발족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시장에서 더 넓은 영역, 더 높은 수준으로 'K-바이오'가 확산하도록 정부가 지원자이자 중재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발족식에 앞서 진행된 성 장관과의 사전 면담에서 바이오 업계는 바이오플랜트 압력용기에 대한 개방검사 주기 연장을 건의했다.
바이오 업계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 특성상 개방검사로 인해 설비 가동을 중단할 경우 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까지 최장 40∼48일이 소요돼 해당 제도가 생산 수주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바이오 공정의 압력·온도가 대부분 대기압·실온 수준이어서 다른 산업에 비해 위험성이 크지 않은 데다 압력용기를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성 장관은 내년 상반기 중 바이오 업종에 대해 압력용기 검사 주기를 기존 2년에서 4년까지 연장하도록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회장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과 백신제조 기업들이 최소 수천억원 대의 기회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적의 시기에 이뤄진 정부의 결단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