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아스피린이 B형 또는 C형 간염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과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팀이 B형 또는 C형 간염 환자 중 저용량 아스피린(하루 163mg 이하)을 복용하고 있는 1만4천여 명과 복용하지 않는 5만여 명의 평균 8년간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와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2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아스피린 그룹은 4.0%, 대조군은 8.3%가 간암으로 진행했다.
아스피린을 오래 복용한 사람일수록 간암 진단율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화기-간 질환 치료실의 트레이시 사이먼 교수는 밝혔다.
아스피린 복용 기간이 1~3년인 그룹은 복용 기간이 3개월~1년인 그룹에 비해 간암 진단율이 10%, 3~5년 복용한 그룹은 34%, 5년 이상 복용한 그룹은 4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 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아스피린 그룹이 11%로 대조군의 17.9%보다 현저히 낮았다.
아스피린의 이러한 효과는 간염의 중증도, 간염의 종류, 성별과도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스피린이 간암의 장기적인 발생 위험과 간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이처럼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고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팀을 이끈 요나스 루드비손 역학-생물통계학 교수는 말했다.
아스피린이 어떻게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스피린은 지방간과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모두 간 질환 위험요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다만 이 연구결과는 아스피린이 간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는 될 수 없으며 간암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따라서 간암을 예방할 목적으로 당장 아스피린을 복용을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암학회(ACS)의 에릭 제이컵스 역학실장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이지만 이 결과는 간염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적용될 수는 없는 만큼 임상시험이 더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3월 12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