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아스피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증상 악화와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메디컬센터 마취과 전문의 조너선 초우 교수 연구팀이 메릴랜드주의 4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412명(평균연령 55세)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보도했다.
환자 중 약 25%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저용량(81mg) 아스피린을 입원 전부터 복용해왔거나 입원 직후 투여됐다.
아스피린 복용 환자는 아스피린이 투여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인공호흡( mechanical ventilation) 치료를 받은 경우가 44% 적고 집중치료실(ICU: intensive care unit)로 옮겨진 사례도 4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스피린 복용 환자는 대출혈(major bleeding) 같은 아스피린의 부작용 위험도 그리 높지 않았다.
이 결과는 환자들의 연령, 성별, 체중, 인종,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간 질환, 혈압약 베타 차단제 복용 등 관련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스피린의 항응고 작용이 코로나19에 의한 미세혈전(microclot) 형성을 막아 주었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폐, 심장, 혈관 등에 위험한 혈전이 형성될 위험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드물긴 하지만 심근경색, 뇌졸중, 다발성 장기부전(multiple organ failure)이 발생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혈전이 원인인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혈전 재발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인 저용량 아스피린이 처방된다.
따라서 코로나19 환자에게는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검토해 볼만 하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다만 아스피린은 내출혈과 위궤양 위험이라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만성 신장병 등으로 내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아스피린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마취연구학회(International Anesthesia Research Society) 학술지 '마취와 진통'(Anesthesia and Analgesia)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