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간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가 변화하며 스터디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부 시설의 형태는 계속해서 변화해왔다. 독서실 하면 흔히 떠오르는 전통적인 동네 독서실에서, 2010년 중반부터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수준 높은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이른바 '프리미엄 독서실'이 등장했다.
2017년부터는 새로운 공부 공간 형태인 '스터디카페'가 등장해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정좌석제로 운영되며 장기 이용자를 받는 기존 독서실과 달리 스터디카페는 이용자가 매번 자유롭게 좌석을 선택해 시간 단위로 이용이 가능하다.
공부 공간 특성에도 차이가 있다. 독서실 좌석은 독립적이고 폐쇄적이지만, 스터디카페는 카페와 같이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스터디카페의 공간 특성과 운영 방식은 주된 이용자인 학생들에게 큰 인기다.
스터디카페 업계 관계자는 "카공(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 유행인 것처럼, 열린 공간에 대한 요즘 학생들의 선호가 (스터디카페 인기의) 주된 원인인 것 같다"며 "장기적인 이용이 아닌 시간 단위의 단기 이용도 가능해 접근성이 좋은 것도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스터디카페를 주로 이용한다는 고등학생 김유나(18)씨는 "답답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보니 (독서실보다) 오히려 집중이 더 잘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방학 때 독서실을 등록해 다니는 친구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정액권을 끊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터디카페는 이용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스터디카페가 포함된 교습소ㆍ공부방은 2017년부터 계속해서 업장 수가 증가했지만, 독서실은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전년보다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개업하는 업장보다 폐업하는 업장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강남구에서 7년째 프리미엄 독서실을 운영하는 이모(35)씨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스터디카페에 확실히 이용자가 줄었다"며 "스터디카페는 무인 운영이 가능하다기에 업종을 바꾸고 리모델링을 해 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까지 독서실을 운영하다가 폐업한 차모(51)씨는 "코로나로 운영이 힘들었던 점도 있었고, 완화된 이후에도 인근에 스터디카페가 생겨나면서 기존 장기 이용자 이외에 신규 회원이 거의 없어져 더는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실제 포털에 장소등록이 돼 있는 용산구의 독서실 3곳을 직접 방문했지만, 모두 몇 년 사이 폐업한 상태였다. 용산구에서만 수십 개가 검색될 정도로 그 수가 많은 스터디카페와는 비교된다.
업주 입장에서도 스터디카페가 독서실보다 효율적이기에 그 수가 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지난 5월부터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스터디카페를 양도받아 운영하고 있는 김모(43)씨는 "독서실은 면학 분위기도 중요하고, 관리자가 상주해야 하지만 스터디카페의 경우 무인으로 24시간 동안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계에서는 포화상태라는 우려가 나오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관리가 까다로운 독서실보다는 스터디카페 창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실제 독서실은 '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의 적용을 받기에 심야영업이 금지되고 상시 관리 인력을 두어야 하는 등 운영에 여러 제한이 있지만, 스터디카페는 공간임대업이나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할 수 있어 무인 운영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줄어드는 독서실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이모(22)씨는 "분리된 공간에서 몰입하며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주변에 스터디카페밖에 없어 독서실과 비슷한 열람실이 있는 학교까지 통학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