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는 외출복 차림으로 시내로 나왔다 이란과의 오랜 전쟁과 몇 년 전에는 미군기의 공습을 받아 시내 곳곳에는 파괴된 건물의 잔해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초저녁의 거리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홍수를 이루었고 활기가 넘쳤다 그가 시장 입구의 고깃간 앞을 지나자 양복차림의 사내 한 명이 고기를 흥정하다가 몸을 돌려 그를 따랐다 마크다는 시장 구석의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지린내가 코를 찌르는 이곳은 한쪽이 철거된 시장의 벽이어서 공공연한 변소로 쓰이고 있었다무슨 정보가 있소벽에 대고 소변을 보는 마크다의 옆으로 다가온 사내가 바지 지퍼를 내리면서 물었다 그들은 꽤 오랫동안 소변을 마치고 골목을 나와 제각기 양쪽으로 갈라섰다 마크다가 사람들을 헤치고 시장의 안쪽으로 곧장 다가간 곳은 암달러상들이 모인 곳이었다벨소리가 울렸으므로 그들은 동시에 머리를 들었다 눈의 초점이 돌아온 가브리엘이 제럴드를 바라보았다 다시 벨이 울리자 제럴드는 몸을 굴려 침대 아래로 내려섰다 알몸에 바지만을 꿰고 바지뒤쪽에 스미스 앤 웨슨 권총을 찔러 넣는데는 십초도 걸리지 않았다 다시 벨이 울렸을 때는 제럴드가 문에 바짝 다가섰을 때였다누구야저예요 루시아문 옆으로 비켜선 제럴드가 입맛을 다시며 침대 쪽을 바라보았다가브리엘은 시트로 알몸을 감고 침대 위에 앉아 있었는데 자루 속에 든 사람 같았다제럴드는 문의 고리를 풀었다미안해요 이렇게 아침 일찍파밀라가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아직 주무셨던 모양인데그러면서 열려진 방문 사이로 파밀라는 가브리엘을 보았다 그녀의 두 눈가가 금방 붉어졌다다시 오겠어요 아니몸을 돌리려던 그녀가 움직임을 멈췄다한 시간 후에 내 방으로 와 주셨으면 해요 아마드씨한 시간은 너무 짧아 루시아양제럴드가 문고리를 잡고 말했다가브리엘이 만족하려면 두 시간은 더 있어야 되겠는데기다리겠어요 아마드씨파밀라가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아침부터 무리하시는 것 같군요문을 닫은 제럴드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도대체 저 여잔 뭐예요 그리고 무슨 얘기들을 하는 거예요보험에 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야무슨 보험 생명보험제럴드가 1825호실의 벨을 누른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가 두번째 벨을 누르려고 했을 때 문이 열리더니 파밀라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