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해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었던 작년 한 해 환자들의 응급실 이용이 19%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사태가 벌어질 당시 정부가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하면서 응급실을 찾은 경증·비응급 환자 비중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응급실 이용 건수는 784만4천739건으로 직전 해인 2023년 964만2천461건 대비 179만7천722건(18.6%) 줄었다. 인구 1천명당 전국 응급실 이용 건수 역시 작년 153.2건으로 2023년 187.9건 대비 34.7건(18.5%) 감소했다. 응급실 이용 환자의 내원 수단은 자동차, 도보 등으로 스스로 방문한 경우가 71.6%에 달했다. 이어 119구급차(23.9%), 기타 구급차(3.6%) 순이었다. 응급실까지의 도착 소요 시간은 30분∼2시간 미만(27.2%)이 가장 많았다. 이어 24시간 이상 응급실에 도착하지 못한 환자가 26.9%로 그다음이었다. 이밖에 2∼4시간 미만(12.2%), 12∼24시간 미만(9.8%) 순이었다. 전공의 업무 공백에도 환자가 응급실까지 도착하는
임신기에 비타민D를 섭취하면 미세먼지로 손상된 모체와 태아의 신장을 일부 회복시킬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형은 교수 연구팀은 흰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임신한 흰쥐 9마리를 생리식염수 투여군과 미세먼지(PM 2.5) 단독 투여군, 미세먼지와 비타민D 병용 투여군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새끼 쥐의 신장 형성기인 임신 11일째부터 출산 후 21일까지 각 물질을 그룹별로 경구 투여해 산모와 새끼 쥐의 신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생리식염수 투여군과 비교했을 때 임신기 미세먼지에 노출된 어미와 새끼 쥐는 모두 사구체 손상과 세뇨관 간질 손상 등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타민D 병용 투여군에서는 미세먼지 단독 투여군과 달리 혈류 조절, 염증 조절 기능 등이 회복돼 신장 손상이 덜한 모습이 관찰됐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모의 비타민D 섭취가 미세먼지로 인한 산모와 자손의 신장 손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모체·태아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영양 중재(영양문제 해결) 연구와 신약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
국내 연구진이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기준에 실려 있는 '화병'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부산대학교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배경에서 발생하는 심신질환으로 인식돼 온 '화병(Hwabyung)'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을 규명한 연구 논문이 최근 국제 학술지 '바이오피지코소셜 메디슨' 온라인판 10월 30일 자에 게재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채한 교수 연구팀, 경희대 한의과대학 강동한방병원 김종우 교수팀, 경성대 심리학과 이수진 교수팀이 참여했다. '화병'은 사회적 순종을 강조하는 전통적 유교 문화와 한국인의 정서적 특질인 '한(恨)'이 결합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질환이다. 장기간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와 감정 억압으로 인해 몸속에 열이 쌓이며, 분노·불면·우울·대인관계 곤란 등 정신적 증상과 함께 열감·홍조·두통·가슴 답답함·호흡곤란 등 신체적 증상을 동반한다. 그동안 고유한 발병 기전과 정신병리적 특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한국 문화권에서만 나타나는 불분명한 증후군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젊은 세대와 국내 외국인 환자에게서도 발생 빈도가 늘고 있다. 연구팀은 화병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의학의 음양심리
정신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경우가 있지만, 비타민C 섭취와 우울 증상 발생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의 박성근, 정주영 교수팀은 2013∼2018년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중 우울 증상이 없는 9만1천113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정신생물학'(Neuropsychobiology)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설문지를 통해 식품을 통한 비타민C 섭취량을 조사하고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평균 5.9년간 추적 관찰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비타민C를 가장 적게 먹는 그룹과 비교해 그보다 많이 먹는 그룹들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우울 증상 발생 위험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영양제를 통해 비타민C를 복용하는 사람들 역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증 위험이 낮아지지 않았다. 박성근 교수는 "비타민C가 항산화 등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정신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비타민C의 효과에 대해 과도하게 기대하거나 권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며, 다만 "장기적인 효과나 다른 정신건강 문제
흡연하는 사람들은 흔히 우울할 때 담배가 더 당긴다고 말하지만, 우울증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전홍진, 장유진)·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한경도)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09∼2012년 새롭게 우울증을 진단받은 40세 이상 129만530명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평균 4.26년을 추적한 결과 흡연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6일 밝혔다. 이 기간에 치매 발생이 확인된 우울증 환자는 총 5만8천885명(4.56%)이었다. 연구팀은 우울증 진단 이후 흡연 상태에 따라 ▲ 비흡연 유지군 ▲ 흡연 시작군 ▲ 흡연 중단군 ▲ 지속 흡연군의 4개 그룹으로 나눠 치매 발생 위험도를 살폈다. 이 결과 지속 흡연군(14만1천791명)의 치매 발생 위험은 비흡연 유지군(107만3천517명)에 견줘 1.34배 높았다. 흡연 중단군(4만8천411명)과 흡연 시작군(2만6천811명)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각각 1.26배, 1.25배의 위험도를 보였다. 치매의 유형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전체 치매의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
2023년 한해 국내에서 6만2천여명이 희귀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간된 질병관리청의 2023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 따르면 그해 6만2천420명의 희귀질환자가 발생했다. 신규 희귀질환자는 2022년(5만4천952명)에 1년 전보다 1.7% 줄었으나, 2023년에는 13.6% 늘었다. 이는 '다낭성 신장, 보통염색체우성'(4천830명), '특발성 비특이성 간질성 폐렴'(313명) 등 42개 질환이 2023년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새로 지정된 영향이라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2023년 신규 희귀질환자 중 유병인구가 200명 이하인 극희귀질환자는 2천510명(4.0%)이었다. 질환명이 없는 새로운 염색체 이상(염색체 결손, 중복 등) 질환을 뜻하는 기타염색체이상질환자는 113명(0.2%)이었다. 2023년 신규 희귀질환자 중 그해에 사망한 이들은 총 2천93명(3.4%)이었다. 발생자 대비 사망자의 비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80세 이상이 1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70∼79세(7.3%), 60∼69세(3.1%), 1세 미만(2.6%), 50∼59세(1.4%) 순이었다. 2023년 신규 희귀질환자 중 진료 실인원은 총 6만50명이었다.
소파에 계속 앉아 일하고 먹고,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스크롤 하며 장시간을 보내는 인류의 25년 뒤 모습은 어떨까.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업체가 챗GPT를 활용해 현대인이 현재의 생활 습관을 유지할 경우 2050년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해봤더니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미국의 일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걸음 수 추적 앱 '위워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활동 부족·스마트폰 중독 현대인의 25년 후 모습인 '샘'을 공개했다. 위워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련 자료를 수집해 챗GPT에 프롬프트로 입력한 뒤 샘의 모습을 도출했다. 샘은 오랜 좌식 생활로 인해 열량 소모가 적고 신진대사가 느려져 배에 지방이 쌓여 복부 비만인 모습이다. 장시간 앉아 오랜 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봤기 때문에 머리가 앞으로 기울어지고 상체는 굽은 거북목이다. 엉덩이와 무릎 등 다른 관절도 뻣뻣한 데다 혈액순환이 안 되면서 발목과 발은 퉁퉁 부어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피곤한 안구는 건조하고 충혈됐고, 눈 아래에는 다크서클이 있다.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로 피부는 탄력을 잃고 과도하게 색소가 침착된 모습이 다. 좌식 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성수·황금숙 박사와 전남대 김성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면역세포의 지질대사를 교란해 염증 반응을 지속 유도하는 과정을 3차원 광학 기술을 통해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면역세포인 생쥐의 대식세포에 표준 미세먼지 모델을 도입해 실시간 관찰한 결과, 세포 내에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지질방울(Lipid droplet)이 함께 형성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미세먼지의 독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염증 활성을 보여주는 표지자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량 분석한 결과, 염증이 활성화되고 나서 지질 방울이 축적된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3차원 생체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광학 기술인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와 다양한 생물학적 정보를 통합해 분석하는 기법인 다중 오믹스 기법을 함께 활용해 세포소기관의 미세한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미세먼지 노출 이후 아라키돈산 등 염증 관련 지질체가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사체 분석에서도 인지질을 분해해 염증 매개 물질을 생성하는 경로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4∼6배 이상 상승하고,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도 함께 증가한 모습이 확인
최근 전국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1년 전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가운데 보건당국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했던 수준으로 독감이 유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관리청은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 올해 43주차(10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천명당 13.6명으로, 1년 전(3.9명)의 3.5배 수준이라고 4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뜻한다. 의원급 감시에서 연령별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31.6명), 1∼6세(25.8명), 0세(16.4명), 13∼18세(15.8명), 19∼49세(11.8명) 순으로 높았다. 의원급 환자의 호흡기 검체에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3주차에 11.6%로, 직전 주보다 4.3%포인트 올랐다. 주로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급 의료기관 221곳의 인플루엔자 입원환자 감시 결과, 43주차 입원환자는 98명으로, 지난 절기 같은 기간(13명)의 7.5배다. 질병청은 작년 10월보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점과 남반구에서의 발
눈 망막의 혈관 밀도가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양지명, 심장내과 이승환,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팀은 2015~2020년 가족력과 생활 습관 때문에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있어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은 환자 가운데 안과 질환으로 망막 혈관 검사(OCTA)를 한 성인 1천286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망막 혈관 밀도가 낮을수록 관상동맥 칼슘 점수, 혈관 협착 정도와 같은 '죽상경화' 지표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죽상경화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안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점점 좁아지는 상태다. 지속되면 심장과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찌꺼기인 죽상반이 터져 갑자기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 또는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망막 표면 가까이에 모세혈관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층(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죽상경화 예측 인자로 분석됐다. 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가장 높은 그룹보다 죽상경화 위험이 많게는 3배 이상 높았다. 폐쇄성 관상동맥질환(관상동맥이 50% 이상 좁아진 상태) 위험은 약 2.
뇌 안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현상이 시작됐지만 인지 저하 증상은 없는 고령층의 경우 하루 5천보 정도를 걷는 신체활동으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의 재스미어 찻왈 교수팀은 4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층 290여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수준과 알츠하이머병 핵심 생체표지자 간 관계를 장기간 추적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게 알츠하이머병 증상 시작 전 단계에서 타우 단백질 병리와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를 토대로 노인층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 목표를 제시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사례의 거의 절반은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신체활동 부족은 대표적인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동물 연구에서는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지만 인간에게서는 신체활동이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이나 적절한 신체 활동량 등은 명확하지 않은
심근경색(heart attack) 발생 후 3~7일 안에 표준치료와 함께 줄기세포를 관상동맥에 주입하는 치료를 하면 심부전 발생 및 관련 입원 위험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란 시라즈의대 아르민 아타르 교수팀은 3일 의학 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서 첫 번째 심근경색을 겪은 396명을 대조군(표준치료)과 중재군(표준치료+줄기세포)으로 나눠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심근경색 후 심장 기능이 약해진 환자군에게 관상동맥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치료가 심부전 발생을 예방하고 향후 부작용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조 시술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 혈류가 막혀 손상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치료법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고 있으나 이후 심부전 발생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 연구는 줄기세포 치료가 심근경색 후 심부전 발생률을 줄일 있음을 시사하지만, 이런 효과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 내 3개 대학병원에서 심장 질환 병력 없이 첫 번째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을 겪은 396명(평균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내 자생식물인 '보리밥나무'가 탈모 예방과 모발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인체 적용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산림과학원이 성인 남녀 20명을 대조군과 시험군으로 나눠 12주 동안 시행한 시험에서 보리밥나무 추출물을 투여한 시험군의 탈락 모발 수는 시험 전 최대 194.3개(오차 범위 110.3개)에서 4주 후 154.4개(오차 범위 89.8개), 8주 후 109개(오차 범위 65.5개), 12주 후 75.2개(오차 범위 44.6개)로 점차 감소해 첫 주보다 평균 6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리밥나무 추출물 없이 미스트만 뿌린 대조군의 탈락 모발 수는 40% 정도 줄어 2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12주 후 시험군의 모발 밀도는 1㎠ 당 112.7개에서 118.6개로 5.9개(5.2%) 증가했고, 모발 굵기도 12㎛(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로 이전보다 12.6% 증가했다. 반면 대조군의 모발 밀도와 굵기는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 보리밥나무는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 자생하는 상록 활엽 덩굴나무다. 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보리밥나무의 가지 추출물에서 모발 성장·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
국민 5명 중 1명은 응급의료기관 수용이 불가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를 겪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의원실이 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4일부터 3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보건의료 분야 정책 과제(복수 응답)로 '응급의료체계 개편'(51.7%)을 꼽았다. '건강보험 재정 낭비 해결'(43.2%), '지역 간 필수의료 격차 해소'(36.1%)가 뒤를 이었다. 응급의료와 관련한 설문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9.1%('여러 번' 3.6%·'한두 번' 15.5%)였다. '직접 경험은 없지만 주변인의 경험을 들은 적이 있다'는 비율도 59.7%에 달해 총 78.8%가 직·간접적으로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간접 경험자의 비율은 부산·울산·경남(81.9%), 인천·경기(80.9%), 강원·제주(80.5%) 순으로 높았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응급실 중증환자 즉시 수용 의무 규정 강화'(29.5%)가 가장 많이 나왔다. '응급
"자살은 의학적 관점에서 예방할 수 있는 죽음입니다." 윤형준 조선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심으로 자살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30일 진단했다. 윤 교수는 "항우울제 복용이나 인지행동치료만으로도 자살 감소에 효과가 있으며 리튬 복용은 양극성 장애 환자에서 자살 위험을 약 60%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며 "전화 통화나 방문으로 자살 시도 환자를 6개월에서 1년간 정기적으로 관리하면 재시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는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 약 20%의 자살 사고가 보고된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립감 증가 등으로 자살 관련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윤 교수가 활동 중인 광주의 경우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살하는 사례가 두드러지는 지역적 특성이 나타난다. 지역 내 자살자 수가 2022년 358명, 2023년 388명, 지난해 411명 등 완만한 증가세인 데 반해 경제문제로 인한 자살 비율은 같은 기간 12.5%에서 31.6%로 급증했다. 특히 40∼59세 중장년층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오랜기간 OECD(경제
고등학생인 박모(18) 군은 최근 몇 주째 아침마다 허리가 녹슨 듯 굳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운동 후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엉덩이 통증이 심해지고 눈이 충혈되면서 피부에 붉은 비늘 모양의 발진까지 생겼다.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류마티스내과에서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받았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와 관절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약 5만5천명에 이르며,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층에서 발병한다. 하지만 박군처럼 근육통이나 디스크 등의 단순 허리질환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학회 조사에서는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40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학회는 매년 11월 1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정해 질환 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조조강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와 엉덩이가 뻣뻣하고 통증이 심하다가 몸을 움직이면 증상이 점차 호전된다. 반면에 휴식이나 잠을 잘 때는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디스크 통증이 휴식할
국내 연구팀이 뇌처럼 신호를 조절하는 뉴로모픽(사람의 뇌 구조를 닮은 소자)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보다 2만 배 빠른 뇌 연결 분석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종길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뇌가 신경세포 간 신호 발생 순서에 따라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공학적으로 구현해 신경세포 활동 저장 없이 실시간으로 신경망 연결 관계를 학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뇌 신경망 연결 분석기술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핵심이다. 기존 기술은 신경세포 활동 데이터를 오랫동안 저장한 후 통계적 방법으로 신경세포 간 연결 관계를 계산해 왔지만, 신경망 규모가 커질수록 막대한 연산량이 필요해 뇌처럼 수많은 신호가 동시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실시간 분석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뇌의 학습 원리인 '스파이크 시각 차이 기반 학습'(STDP)을 하드웨어로 구현해 메모리를 줄일 수 있는 새 학습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각 뉴런에 연결된 이전 뉴런들의 주소 정보를 저장하며 대규모 메모리를 잡아먹는 '역연결 테이블'을 제거해 뉴로모픽 하드웨어에서도 STDP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바이어(Bayer)라는 독일의 종합화학회사가 1900년대 초 미국 신문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냈다. 이 회사는 19세기 말 아스피린을 개발하며 의약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는데, 광고를 살펴보면 가장 주요한 상품으로 내세웠던 아스피린뿐 아니라 헤로인도 찾아볼 수 있다. 광고 사진에서 보듯이 헤로인에 대한 설명으로 기침 진정제(the sedative for coughs)라고 쓰여 있다. 이렇게 한때 마약이 약으로 취급되며 대놓고 팔리기도 했다. 지금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가면 이런 여러 가지 종류의 향정신성 마약류를 구입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는 이런 약물을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 20세기 아스피린과 헤로인 광고 아편의 주성분으로 헤로인을 만들기 때문에 아편과 헤로인의 성분은 아주 유사하다. 아편 문제는 1840년 청나라와 영국 사이 전쟁의 원인이 될 정도로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세기, 아편으로 골머리를 앓던 나라는 아편전쟁으로 화를 입은 청나라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영국 런던에도 '아편 카페'가 있었는데,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듯 손쉽게 아편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때 풍경을 그린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기분 좋은 표정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도 신체활동을 지킬 경우 얻을 수 있는 관상동맥심장질환(CHD)으로 인한 사망 예방 효과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3배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샤먼대 왕옌 교수팀은 의학 저널 네이처 심혈관 연구(Nature Cardiovascular Research)에서 8만5천여명의 활동량을 손목 착용 가속도계로 측정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이용해 신체활동과 CHD 간 관계를 분석, 이런 성별 차이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활동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지만 이 결과는 여성이 운동으로 더 큰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성별 맞춤형 신체활동 권장 지침이 CHD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상동맥심장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주요 질병·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WHO와 미국심장협회(AHA), 유럽심장학회(ESC)는 심혈관질환 예방 등 건강을 위해 모든 성인에게 주당 최소 150분의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MVPA)을 할 것을 권장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운동 능력에 '성별 격차'가 있다는 증거가 있음에도 현 권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정밀 추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국내 1인 가구가 800만세대를 넘어서며 1인 가구의 고립감과 정신 건강 관리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반 정신건강 관리 방식은 사용자가 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데이터가 누락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별도의 조작 없이도 일상 활동을 지속해 측정하는 가정 내 IoT 센서에 주목했다. Io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가전제품 등 생활 속 사물 사이의 정보를 센서와 통신기기로 서로 연결해 제어·관리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청년층 1인 가구 20세대를 대상으로 가전제품과 수면매트, 움직임 센서 등을 설치해 IoT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4주간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스마트폰·웨어러블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IoT 데이터를 함께 활용할 때 정신건강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관찰 결과 수면 시간 감소는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온도 상승도 불안·우울과 상관
임신 중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은 만 3세가 될 때까지 언어 발달 지연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 같은 신경 발달장애 진단을 받을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앤드리아 에들로 박사팀은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 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와 아기 1만8천여쌍의 데이터를 분석,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에들로 박사는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임신 중 감염되는 다른 여러 질환처럼 산모뿐 아니라 태아 뇌 발달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임신부가 다른 질환에 걸리면 아동기 자녀의 신경 발달장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임신 중 면역 활성화가 새끼의 정상적 뇌 발달과 이후 행동 발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3월~2021년 5월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와 아기
담배 유해 성분 검사와 정보 공개가 의무화돼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등에 내년 하반기 공개된다.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담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의 분석 및 정보공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이 1일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 법은 담배의 유해성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담배의 위해(危害)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담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의 검사·공개 방법 등 유해성 관리 사항 전반을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으로 담배 제조업자 및 수입판매업자는 2년마다 당해 6월 말까지 제품 품목별로 유해 성분 검사를 담배 유해성 검사기관에 의뢰하고 검사결과서를 15일 이내에 식약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현재 판매 중인 담배는 3개월 이내에 검사를 의뢰해야 하며, 법 시행 이후 판매를 개시한 담배의 경우 판매개시일 다음 연도 6월 말까지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유해 성분 검사를 의뢰하지 않거나 검사결과서 등을 제출하지 않는 제조자 등은 시정명령을 받고, 기한 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해당 담배 제품이 회수 및 폐기될 수 있다. 식약처장은 제조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검사결과서 등을 토대로 담배의 유해 성분 정보와
뼈 건강을 '칼슘 부족'의 문제로만 보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면역체계 조절을 통한 골대사 관점에서 면역·골대사 연계 치료 가능성을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이 입증했다.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치의학전문대학원 치과약리학교실 고정태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Xianyu Piao 박사·송주한 박사)은 최근 면역 단백질 'Caspase-11'이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형성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Caspase-11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 모델과 선택적 억제제를 이용해 Caspase-11 기능을 차단한 결과, 파골세포 형성이 현저히 감소하고 골소실도 억제됨을 확인했다. 특히 Caspase-11이 세포질에서 핵으로 이동해, 파골세포 형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PARP-1을 절단·비활성화시킴으로써 파골세포 분화를 촉진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는 Caspase-11이 면역반응 단백질을 넘어, 뼈 리모델링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로 평가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고정태 교수는 "Caspase-11이 뼈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 조명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면역과 뼈의 관계에 대한 기존
한미 공동연구팀이 폐암 등 고형암의 면역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3차원 칩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강대 강태욱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허동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체외에서 면역항암제인 'CAR-T(카-티) 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1세대 화학 항암제나 2세대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나 암 관련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제다. 특정 혈액암에 뛰어난 효능을 보여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리지만, 폐암 등 고형암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형암 조직 내 복잡한 미세환경으로 인해 치료 효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고, 기존 동물모델이나 2차원 세포배양 시스템으로는 고형암의 복잡한 반응을 재현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의 고형암 조직을 이식해 3차원 암 미세환경 칩을 개발했다. 암 조직 내 미세혈관 구조, 암세포를 둘러싼 면역세포와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조직 내 산소 농도와 생화학적 환경 등을 정밀하게 재현했다. 이를 통해 고형암 내에서 CAR-T 세포가 암세포에 접근하고 공격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실시간 이미징과 인공지